희망가 3조원에 유력후보 ‘떨떠름’
“전략상 구매의사 숨길 가능성 有”

롯데카드 전경(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 전경(사진=롯데카드)

2022년 4월 28일 14:31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극심한 업계 불황이 지속됨에도 불구, 비싸게 책정된 몸값에 기업들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PE)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매각을 공표한 건 아니지만, 후보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는 등 물밑작업에 분주하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우리금융지주다.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지난 2019년 롯데카드 20% 지분을 구매해 우선검토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카드가 롯데카드와 합병할 경우 업계 내 시장점유율 2위로 단숨에 도약 가능하다는 점이 인수합병의 큰 메리트로 평가된다.

정작 우리금융지주는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카드사보단 증권사 등 다른 비은행 계열사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성욱 우리지주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지난 22일 진행된 ‘2022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증권사와 벤처투자전문회사(VC) 우선인수라는 기존의 계획은 현재 바뀌지 않았다”라며 “증권사는 그룹 시너지가 가장 크고 VC는 자본비율 영향이 적고 사업 경쟁력 강화 여지가 많은 만큼 지금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력후보인 KT도 최근 MBK파트너스와 만남을 가졌지만 긍정적인 내용이 오가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BC카드의 지분 약 7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KT는 현재 결제망 대여업에 치중한 BC카드의 상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보완하기 위해 롯데카드를 눈여겨봤으나,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현재 MBK파트너스가 희망하는 롯데카드 가격은 3조원 가량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롯데카드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MBK파트너스 체제하에 자산과 수익성 등 업계 내 입지가 커진 것은 맞지만, 카드업계 시장여건이 지속 악화되고 있어 향후 전망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카드업계는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조달금리 상승 등의 악재가 가득한 상황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 가격이 단기간 내 급증해 섣불리 구매하기 부담스러워 보인다. 진지하게 살 의향이 있는 기업이라도 가격 조정을 위해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우리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서 거리를 둔 것도 전략적인 행동으로 해석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