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난 겪으며 신규취급 감축
우대금리 및 무이자 할부기간 줄여

제네시스 G80 신차 할부금리 추이(자료: 여신금융협회)
제네시스 G80 신차 할부금리 추이(자료: 여신금융협회)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집중하던 카드사가 자금경색 여파로 영업을 소극적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그간 우대금리 등 금리 경쟁력을 통해 시장을 장악했던 영업방식을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차 제네시스 G80 신차를 카드사 통해 48개월 할부(현금구매 비율 30%)로 구매하면 연 5.4~9.2% 수준의 금리를 내야 한다. 이는 지난 4월 2.2~5.5%의 금리 대비 2배가량 오른 수치다.

카드사별 할부금리를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5.8~9.2%로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이어 △롯데카드 8.3~8.7& △신한카드 5.5~8.6% △삼성카드 6.4~7.1% △하나카드 5.3~6.5% △KB국민카드 6.3~6.4% 등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몇몇 캐피탈사의 해당 상품 최저 할부금리가 3.5~4.9%인 점을 고려하면 카드사보다 낮은 금리로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4월 카드사 할부금리가 캐피탈사보다 1~2%포인트가량 낮았던 것에 비해 단기간 카드사 금리가 상승한 것.

카드사들이 이처럼 자동차금융 할부금리를 올리고 있는 건 자금조달 여건이 급악화된 영향이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자 자동차금융 신규 취급에 부담을 느끼고 디마케팅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는 그간 신수익원 확보를 위해 금리 경쟁력으로 자동차금융 시장을 장악했다. 우대금리를 올리거나 무이자 할부기간을 확대하는 등의 마케팅을 통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주 자금조달원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2~3달 새 2배가량 튀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한 지난해 8월 월평균 1.80%에 불과하던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전날 기준 6.01%까지 4.21%포인트 급증했다.

이 같은 금리 수준에도 여전사들은 자금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 심리가 급랭하면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3일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에서 일부 여전채를 매입하고 있음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업계는 자동차금융 신규 취급을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조달이 악화한 영향으로 카드사들이 디마케팅 차원에서 우대금리를 줄였거나 무이자할부 축소 등 부가 서비스 혜택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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