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애플페이로 아이폰 유저 흡수
하나, ‘영업통’ 신임대표 체재로 전환
건전성 개선 힘입어 수익창출 본격화

카드사별 당기순이익 추이
카드사별 당기순이익 추이

2022년 12월 23일 16: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나카드와 현대카드가 고된 수익 부진을 겪었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느라 고위험 상품을 줄인 탓인데, 내년에는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 중 올해 현금서비스 규모를 줄인 건 하나카드와 현대카드뿐이다. 타사의 경우 카드론이 규제 강화로 수요가 줄자 수익 보전을 위해 현금서비스 취급을 늘렸다.

양사는 카드론 또한 규모를 축소했다. 올 3분기 하나카드와 현대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14%씩 줄었다. 업계 평균 감소율은 10%다.

결과적으로 양사 모두 연체채권비율 등의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하나카드의 올 3분기 연체율은 1.08%로 1년간 0.27%를 개선했다. 전년 동기만 하더라도 업계 내 가장 높은 연체율(1.35%)을 기록했다. 현대카드도 지속 1.02~1.03%대를 유지하며 건전성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는 평가가 따른다. 올 3분기 하나카드는 우리카드에 밀려 업계 최하위 순익을 기록했고, 현대카드는 롯데카드에 4위 자리를 내줬다. <표 참조>

양사는 내년을 기점으로 판을 뒤집을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올 하반기 애플과 독점계약을 맺고 내년 국내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의 국내 시장점유율에 힘입어 젊은 고객층을 끌어 모으겠다는 복안이다. 애플의 국내 모바일 점유율은 지난 9월 34%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10~30대의 아이폰 사용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이는 현대카드의 PLCC(상업자 전용 신용카드) 전략과도 상통한다. PLCC에 대한 현대카드 가치관은 최고 기업과의 독점적 파트너십을 통해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타벅스, 애플 등과 독점력에 기반한 협업을 맺고 현대카드 브랜딩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카드의 경우 최근 이호성 하나은행 부행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기존 권길주 사장을 내리고 ‘영업통’으로 불리는 이호성 부행장을 올려 내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이호성 부행장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금융과 유통업을 결합해 서비스 반경을 대폭 늘린 것이다. 지난해 롯데쇼핑과 협약을 맺고 빅데이터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을 확장했다. 이종 업계와의 공동마케팅, 제휴상품, 온라인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권길주 사장이 다져 놓은 건전성 지표도 향후 위기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등 수익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건전성 관리에 더 집중한 회사가 유사시에 대응력을 더 갖출 것”이라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공격적인 영업을 통한 운용수익 확대보다는 비용절감 위주의 영업전략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드업계의 경우 사업구조가 타 업권 대비 단순하고 영업전략도 유사하다. 업권 전체가 마케팅 및 프로모션을 축소할 때 (비용절감에 집중한 카드사가) 수익성 방어에 용이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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