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한 대주주에 카드대표 향방 안갯속
밀린 과제 두고 경영공백 생길 우려도

BC카드(왼쪽) 및 우리카드 본사 전경
BC카드(왼쪽) 및 우리카드 본사 전경

2023년 3월 29일 17:4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와 BC카드가 대주주에서 비롯된 지배구조 리스크에 어수선한 분위기를 지속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완식 우리카드 신임 대표가 지난 24일 열린 우리금융그룹 정기주총 및 이사회를 통해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선정됐다.

현재 우리은행장 선임은 우리금융의 최우선 과제다. 앞서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급작스레 사의를 밝힌 영향이다.

우리금융은 내부 논의만으로 은행장을 선임했던 그간의 절차와 달리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은행장 후보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이를 통해 △평판 조회 △심층 면접 △전문가 심층 인터뷰 △업무역량 평가 등을 거쳐 오는 5월 말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이 뽑힐 예정이다. 숏리스트에 대한 평가 과정까지 고려하면 은행장 취임은 빨라야 오는 6~7월 마무리될 전망이다.

박 대표가 은행장 경선에 집중할수록 우리카드의 경영 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영전략을 구축하고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임기 초기인 만큼, 다른 곳에 힘을 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김정기 전 대표의 임기 말에도 지배구조 변동성에 임기가 2개월 연장되며 새로운 대표 체제 전환이 늦어진 바 있다.

특히 박 대표의 우리카드가 헤쳐가야 할 길은 상당하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업황이 급악화하고 BC카드로부터의 독립 결제망 구축 등 큼직한 과제가 산재해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박 대표가) 은행장 후보군에 장기간 오를 경우 카드사 경영에 소홀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자칫 카드사 임직원들이 박 후보를 이직 가능성 있는 대표이사로 바라봐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BC카드도 마찬가지다. 대주주 KT 대표 선임 과정에서 차질이 생기면서 최원석 BC카드 사장 거취가 안개 속이다.

KT 이사회가 앞세운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지난 27일 사퇴한 데 이어 구현모 KT 대표도 임기 만료를 사흘 앞두고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8일 KT 투자의견서를 통해 “KT의 CEO 공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사회 구성부터 지배구조위원회, 대표이사심사위원회 등을 새로 수립하는 등 일련의 절차를 고려하면 상반기 안에 CEO 선임은 무리”라고 말했다.

애초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임기는 이달까지로 연임 혹은 신규 선임 여부가 결정됐어야 했다. 하지만 이를 결정할 KT 대표 자리에 공백이 생기면서 BC카드 향방도 오리무중이다.

사안이 급박한 만큼 최 사장의 임기 연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BC카드 관계자는 “현재로선 말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