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주 출현에 배당부담 급증
집중한 PLCC·애플페이는 수익성 의문표
레버리지 배율 관리차 영업자산도 축소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2023년 5월 9일 13:3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표 혁신이 새로운 주주 출현으로 퇴색할 위기다.

현재 푸본금융그룹은 현대카드 지분 19.8%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지난해 2월 푸본금융그룹 자회사인 푸본은행이 지분 9.99%를 매입한 데 이어 푸본생명도 같은 해 5월 지분 9.99%를 추가 매입했다.

주요 주주 구조가 변동되며 현대카드의 배당 정책도 새로운 기조를 맞았다. 현대카드는 푸본금융이 주주로 합류한 지난해 5월 이후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연달아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현대카드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60%까지 확대, 1500억원가량의 이익잉여금이 현금배당으로 사용됐다. 그 이전해엔 배당이 없었다.

레버리지 배율 관리 부담도 급증했다. 레버리지 배율은 자산을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산에 대한 자기자본의 손실완충력을 평가한다.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과도한 외형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 한도를 규제한다. 현재 카드사의 경우 8배로 제한하고 있으나, 배당성향이 30%보다 높은 곳에 한해 7배로 강화해 적용한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레버리지 배율은 6.5배다. 60%의 배당성향으로 7배 규제를 받다 보니 0.5배율의 여유만 남겨뒀다.

현대카드는 배율 관리를 위해 영업자산을 축소하는 모양새다. 지난해만 해도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의 대출자산을 3300억원 줄였다.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려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영업자산을 늘리는 게 일반적인데 레버리지 배율 규제로 인해 반대 행보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누계 순익은 롯데카드에 밀린 업계 5위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 부회장의 경영 기조에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의 현대카드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회원확보 및 건전성 관리와 같은 중장기 전략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게 PLCC(상업자 전용 신용카드)와 애플페이 도입이다. PLCC는 협력사의 충성도 높은 고객을 효율적으로 유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협력사와의 단독 제휴 관계를 유치하기 위해 높은 마케팅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는 일반 카드와 비교해서 혜택을 많이 제공하는 고비용 상품이다. 수익 측면에서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애플페이 활성화를 위해 상당한 비용부담을 떠안고 있다. 일부 가맹점에 NFC(근거리 무선통신) 단말기를 지원했고, 애플에 0.1~0.15%가량의 결제수수료도 계속 내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페이 도입 한 달 만에 카드 신규 발급과 결제 부문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음에도 수익성에 의문부호가 따르는 까닭이다.

한편 현대카드가 푸본금융그룹을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한 건 기업공개(IPO) 부담을 덜기 위함이었다. 이를 통해 기존 재무적투자자(FI)였던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엑시트했다.

푸본금융그룹은 보험·은행·증권 등 다양한 분야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푸본금융그룹은 현대차그룹의 현대라이프(현 푸본현대생명) 지분 인수를 통해 지난 2018년 국내에 진출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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