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여파로 1년째 무소식
레버리지배율은 7.1배 업계 1위

2022~2023년 1분기 카드사별 레버리지 배율 추이
2022~2023년 1분기 카드사별 레버리지 배율 추이

2023년 6월 28일 18: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깜깜무소식이다.

문제는 급등한 레버리지 배율이다. 자본확충이 빨리 마무리되지 못하면 영업자산 확대에 제약이 걸린다.

28일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채권시장 자금경색이 이어지면서 발행 여건이 좋지 않았다. 시장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며 최적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과 증권의 특징을 동시에 지녀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불린다. 일반채권과 달리 일정 부분 자본으로 인정되는 만큼 자본 적정성이나 레버리지 배율을 개선해 준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해 8월말 40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는 내용의 주요 사항 보고서를 공시했다.

하지만 곧바로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이 터지면서 발행을 미루게 됐다. 애초 발행에 부담을 느끼던 상황에서 자금시장도 급악화하자 계획을 무산시킨 것이다.

공시 당시만 해도 롯데카드는 이사회를 통해 금융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와 규모를 고려해 발행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 수급이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던 점을 고려해 4000억원을 분할 발행하는 것으로 협의했다.

신용평가업계는 롯데카드가 자금시장이 호전된 올 상반기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것으로 점쳤지만 그러지 않았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올 3월 3000억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롯데카드가 원하는 수급 상황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1분기 롯데카드 레버리지 배율은 7.1배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두 번째로 높은 우리카드가 6.6배로, 7배율을 넘어선 건 롯데카드가 유일하다.

레버리지 배율은 자산을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산에 대한 자기자본의 손실완충력을 평가한다.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과도한 외형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 한도를 규제한다. 현재 카드사의 경우 8배로 제한하고 있다.

통상 카드사들은 배율 관리를 위해 자본을 늘리거나 자산 확대 속도를 늦추고 있다. 올초 신한카드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레버리지 배율을 개선한 바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배율이 규정 한도 턱 밑까지 찼다 보니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을 늘리지 않는 이상 향후 영업자산 확대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위 롯데카드 관계자는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레버리지 배율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규제 범위 내에서 적정 수준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2분기에 로카모빌리티 자회사 처분이익 약 2600억원의 자본확충이 이뤄져 지금 고금리를 무릅쓰고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이유가 줄었다. 발행여건이 개선되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기업계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다음달 초까지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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