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점효과 톡톡…결제금 증가분 KB 대비 10배 ↑
높은 수수료율도 불사…“점유율 견제 나설 것”

2022~2023년 카드사별 신용카드 이용실적 증가분
2022~2023년 카드사별 신용카드 이용실적 증가분

2023년 7월 26일 16:08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플 효과’는 남달랐다. 애플페이를 선점한 현대카드가 신용카드 이용금액에서 무서운 기세로 독주하고 있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계 기준 현대카드 국내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총 74조5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68조162억원 대비 6조5400억원(18%) 늘었다.

전체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액 규모다. 같은 기간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 5조3300억원, 하나카드 4조6200억원, 신한카드 2조8900억원, 삼성카드 2조8600억원, 우리카드 2조1300억원, 국민카드 6900억원 순으로 각각 늘어났다<표 참조>.

증가액 기준으로 KB국민카드의 9.5배, 신한·삼성카드의 2.2배에 달할 정도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선점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신용카드 이용금액에는 카드론·현금서비스 등의 카드대출도 포함된다. 현대카드는 대출실적을 2조원가량 축소하는 등 업계 내 가장 큰 감소량을 보였음에도 최상위 이용실적을 거뒀다.

앞서 현대카드는 올 3월 업계 최초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애플페이 신규 등록 토큰수가 출시 3주 만에 200만건을 돌파했으며, 출시 후 한달간 신규 발급된 카드는 35만5000장으로 전년 동기(13만8000장)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업계는 현대카드 독주를 막기 위해선 애플페이 도입이 필수라 판단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결제 수수료율이 0.1~0.15%가량으로 상당히 높다고 알려졌음에도 도입을 불사하는 모습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 세계 중 국내 애플페이 수수료가 가장 높은 수준임에도 타 카드사가 도입을 고민한다는 건 결제수단 확대를 통한 편의성 증대, 잠재 고객 모집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애플페이 제휴사로 유력하게 언급되는 곳은 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국민·우리(BC)카드다. 이들 카드사는 금융당국이 애플페이 도입을 허가한 시점부터 애플과의 제휴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점쳐지는 오는 9월께 서비스가 출시될 전망이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선점효과를 톡톡히 본 현대카드 사례를 감안하면 여타 카드사의 애플페이 합류는 무리가 아니”라며 “국민카드, 신한카드는 현대카드의 실적개선을 견제하는 측면에서, 후발 카드사는 시장 MS(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애플페이 제휴를 염두에 둘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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