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실질과 달라" 지적에
'MMF‘ 공시포함 시켰지만…
3분기 농협은행서 판매한
NH운용 펀드만 87% 달해

2023년 11월 3일 13:3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머니마켓펀드(MMF) 판매도 일종의 계열사 몰아주기로 봤지만, 자정 노력은 없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증권·보험 등 126개 금융사가 판매한 펀드 금액 가운데 계열사 펀드의 비중이 금융당국이 정한 한도(25%)를 넘는 곳은 20개사에 달한다.

은행은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의, 증권사는 삼성증권의 계열사펀드 판매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NH농협은행은 올 3분기까지 판매한 10조6023억원어치 펀드 중 9조2808억원(87%)이 NH아문디자산운용의 펀드였다.

IBK기업은행은 전체 판매고의 80%(6조4752억원)를 IBK자산운용으로 밀어줬다.

삼성증권의 판매액의 70%(20조1651억원)는 삼성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 세 곳에서 비롯됐다.

계열사 펀드판매 비중은 단기금융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가 포함된 수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단기투자상품인 MMF는 판매규모의 변동성이 매우 큰 편으로, 이번 공시의 경우 법인고객이 특정 MMF를 지정해 일시적으로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MMF는 판매 수수료 선취가 없고 기타비용을 포함한 총보수비용 비율(TER)이 0.04~0.45% 수준으로 낮다.

대신 많게는 수천억원의 법인 자금이 움직이는 만큼 단기간 운용해도 쏠쏠한 수익원이 된다.

한 은행이 계열사 MMF만 10조원 어치를 팔았다면, 단 하루만 운용해도 수억원의 수익이 계열사로 전달되는 구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MMF는 수익에 크진 않더라도 도움이 되고 운용사의 AUM 확대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계열사의 펀드 판매 비중을 따질 땐 두 가지로 나뉜다.

금융투자업 규정에서는 MMF 등 8개 항목을 제외하는데 MMF 포함 여부에 따라 계열사 판매비중 차이가 클 경우 주요 사유도 기재한다.

그러나 앞서 금융감독원이 기존 계열사펀드 판매 비중이 실질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두 가지 기준을 지난 6월부터 함께 공시하고 있다.

MMF 판매 포함, 미포함 현황에 따라 계열사 판매비중 차이가 클 경우 주요 사유도 기재한다. 

NH농협은행은 "실제 판매금액 중 85%가 MMF 판매금액"이라고 했고 삼성증권은 "MMF, 전문투자자로만 구성된 사모펀드, 온라인클래스 펀드의 매입규모가 증가했다"고 했다.

한편 과거 증권사의 펀드 밀어주기 비중은 전체 판매액의 70% 육박할 정도로 높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금융사들이 계열사 펀드만 판매하는 몰아주기를 막기 위해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 상한을 기존 50%에서 25% 수준으로 낮췄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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