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코오롱, 악성 PF사업장 다수
“워크아웃 실패시 파급효과 상당해”

2024년 01월 04일 16:1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건설사 워크아웃(기업 구조개선 작업)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건설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신세계건설은 다수의 악성 PF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분양 위험이 큰 대구에서 총 6291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중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의 총 도급액은 3300억원으로 절반에 해당한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신세계건설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미착공 PF 우발채무가 보유 현금성 자산의 2.7배 수준에 달한다.

이들 건설사 부채비율을 보면 태영건설이 478%로 가장 높다. 이어 신세계건설이 467%, 코오롱글로벌이 313%를 기록했다.

통상 건설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건전성이 위험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신세계건설의 경우 그룹사 지원 등의 희망이 있다. 출자전환 등을 통해 계열사에서 자금난을 해소해준다면 워크아웃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건설업계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면 PF금융 부실화가 중소 건설사 및 금융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쳐 파급효과가 커지게 된다”며 “우리나라 PF사업 개발 구조상 타인의 자본을 끌어들여서 사업하는 경우가 많아 현재 워크아웃 위험이 큰 건설사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워크아웃이 가능하려면 전체 채권단 중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통상 PF사업장 하나당 10개 안팎의 채권단이 끼어 있는데, 태영건설이 보유한 PF사업장은 수십 곳이다. 이에 따라 수백 개 채권단 각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채권단협의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만약 워크아웃에 실패할 경우 태영건설은 기업회생 수순을 밟게 된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전날 열린 채권자 설명회에서 “일부 보도에 부동산 PF 규모가 9조원으로 나왔지만,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라며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열린 금감원 신년 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이 대주단의 협의를 끌어내기 위해선 보다 진정성 있는 대주주 및 그룹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얼마가 부족하고 얼마를 채울 수 있는지 등 자금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자구안을 제시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짚었다.

대한금융신문 이연경 기자 lyk@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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