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토, 사외이사로 추천
강 "핀테크·신사업 도울 것"
개인투자자 입장 대변해와

(왼쪽부터)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왼쪽부터)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2024년 2월 28일 14:36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사외이사 카드로 강형구 한양대 교수를 꺼냈다.

행동주의 펀드를 적극 지지해온 강 교수의 행보와 김 대표 비전이 맞아떨어진 모습이다.

지난해 김 대표는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대거 매수해 2대 주주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로 다올투자증권 주식이 폭락한 것이 계기가 됐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다음달 15일 정기주주총회에 사내이사 1인·사외이사 1인 신규 선임 건을 상정한다.

이 중 사외이사 후보인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김 대표가 직접 선임했다.

강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프레스토 측은 소액주주 이익 보호·회사 가치 상승 등에 적합한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고, 기업 가치 향상에 있어 (다올투자증권에) 상식적인 요구를 했다"고 수락 배경을 밝혔다.

이어 "현재 다올투자증권 포트폴리오가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며 "(본인이) 인공지능이나 핀테크에 경험이 많은 만큼, 디지털 전환·신사업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향후 프레스토 주주행동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주엔 다올투자증권 회계장부 열람 시도에도 성공한 김 대표다.

프레스토 측은 강 교수와 관련한 향후 액션에 대해 다음주 중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제껏 강 교수는 행동주의 펀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과도한 경영 개입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행동주의 펀드 활동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평소 '기울어진 운동장'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역시 개인투자자 편에 서는 행동주의적 관점이었다.

그는 최근까지 공매도 제도에 대한 개인투자자 입장을 대변해 왔다.

그는 한 언론 칼럼에서 핀테크 기업 운영 때, 증권사로부터 공매도 거래 허가를 못 받았다는 일화를 공유했다.

강 교수는 해당 경험이 '불공정 경쟁'이었다며 "경쟁자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게임을 하고, 운동장 기울기를 이용해 규칙을 어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공매도 거래를 점유한 글로벌 투자은행을 직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잘못된 규칙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국민 여론이 (현 공매도 제도라는) 사회적 계약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며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시하고 선진화된 자본시장을 만들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작년 12월 공매도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도 개인투자자 관점에서 말했다.

당시 강 교수는 "공매도의 기반인 주식 대여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채 대차와 대주의 조건만 평등하게 맞추는 방향으로 간다면 개인투자자는 지금보다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레스토 측은 김 대표와 강 교수 두 사람이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는 아니라고 밝혔다.

프레스토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 사외이사로 적합한 분을 물색하던 중 강 교수가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해서 추천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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