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펀드 이인섭 전략이사

변화를 이끄는 힘이 여기에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부동산담보 P2P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P2P시장에서 개인신용대출을 고집하는 P2P대출기업이다. 지난해 8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여만에 92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또한 대부분 신한은행, KB인베스트먼트, 한화인베스트먼트, 신한캐피탈 등 금융권에서 직접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직접 투자는 어니스트펀드에 대한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P2P금융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은 열정을 가진 해외 인재들을 한국으로 영입하고 있다. 본지가 만난 어니스트펀드 이인섭 이사도 하버드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서울대 수석졸업 후 어니스트펀드를 설립한 서상훈 대표와 단 한 통의 이메일과 국제통화만으로 합류를 결정하게 됐다.

“독일 중앙은행과 맥킨지에 근무하며 수년간 글로벌 금융기관을 상대로 전략컨설팅을 하던 중 핀테크가 전통적인 금융산업을 빠르게 혁신시키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그 당시 미국에서는 렌딩클럽이라는 P2P금융회사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었는데 한국에도 이러한 서비스가 있는지 알아보던 중 서상훈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바로 이메일을 보냈죠.”

서 대표와 국제통화로 3시간 넘게 금융산업의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눈 그는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힘이 어니스트펀드에 있다는 믿음으로 합류를 결정하게 됐다.

현재 25명의 직원이 상주하는 어니스트펀드 사무실에는 직급과 직책이 없으며 수평적인 관계를 위해 이름 또한 영어 이름으로 부른다. 회사 내부적인 방침으로 나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사람들과 젊은 IT공학도가 모여 있는 집단에서 ‘내 주장이 틀릴 수 있다’는 열린 마인드는 어니스트펀드의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이다.

포트폴리오로 100여개 채권에 자동분산투자

 2015년 12월 1호 상품 출시 후 1년이 지난 현재 11호 포트폴리오를 출시한 어니스트펀드
현재 P2P대출업계에서 100% 개인신용대출만 취급하는 곳은 어니스트펀드와 렌딧 두 곳뿐이다.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담보 P2P대출이 투자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며 급성장하고 있지만 어니스트펀드는 앞으로도 개인신용대출만 집중할 계획이다.

“우리는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아닌 대출시장의 혁신에 포커스를 맞추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기관의 비효율성과 이익의 마진을 줄인다면 충분히 중신용자를 위한 대출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니스트펀드가 자신하는 대출 시장의 혁신은 그들만의 특화된 포트폴리오 상품에서 찾을 수 있다.

포트폴리오 투자상품은 최소 50명 이상의 우량 대출자들에게 자동 분산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소수 불량채권의 부도 위험을 다수의 우량채권으로 상쇄해 안전하고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

“어니스트펀드의 투자자들이 우리의 상품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편리함과 안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달에 한번 나오는 포트폴리오 상품은 우리가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100여개의 채권에 자동 분산투자되기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매일 어떤 상품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 없이 달마다 나오는 시기에 맞춰 일괄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니스트펀드의 포트폴리오 상품은 2015년 12월 51개의 채권(1호)에서 현재 107개의 채권(11호)으로 늘어났으며 대출금액도 6억원에서 11억원으로 증가했다. 초기에는 금액이 모집될 때까지 2주가 걸렸지만 지금은 2~3일만에 마감될 정도로 입소문이 퍼졌다.

“우리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원금과 이자가 상환되는지 궁금해 하는데 포트폴리오 상품은 일단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입니다. 100명 중 2명의 대출자가 연체를 하면 98명의 대출자에게서 들어오는 이자수익과 원금이 투자자들에게 지급됩니다. 만약 11%의 수익률이 공시됐다면 연체금액을 뺀 수익률로 이자가 지급되기 때문에 매달 지급되는 이자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천명의 투자자와 수백명의 대출자를 연결하는 알고리즘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포트폴리오 상품이 한 달에 한번씩만 나오는 이유도 최초 3개월 동안 상품을 집중 개발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포트폴리오 상품을 업그레이드해 수백개의 채권 중 투자자가 직접 채권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7등급 고객이 준 P2P의 의미

어니스트펀드는 지난 1년 반 동안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거부당한 중신용자에게 대출기회를 제공하며 중금리 대출시장을 키워 왔다. 사업 초기 보수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당시 대부분 3~4등급 위주로 대출을 진행했지만 어느 날 7등급의 대출자가 그들을 찾아왔다.

“한 고객이 직접 우리 회사를 찾아와 긴 시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업이 망하며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을 하게 되면서 신용등급이 크게 낮아졌지만 상환의지가 강한 고객이라고 판단하고 대출을 진행했으며 현재 상환을 모두 완료했습니다. 대부업체 대환대출이 가능해져 이자 부담을 덜고 사업도 새롭게 시작하면서 아이도 가지게 되었죠. 이런 사례들은 우리가 하는 일에서 다시 한번 의미를 찾게 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이유는 그들의 설립목적이 수익실현 그 위에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 스타트업 어니스트펀드는 회사 구성원 모두가 금융서비스를 합리적으로 바꾼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정직하고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믿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서울대와 하버드,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대기업의 간판을 버린 그들에게 ‘사명감’은 버릴 수 없는 자존심이다.

P2P대출업체들은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대부업과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런 그들에게 외부에서는 대부업과 같은 행위를 하면서 특혜를 받고자 한다며 P2P업계를 질타하고 있다. P2P대출이 대부업과 선을 긋기 위해서는 그들이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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