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2 09:25 (수)
사모 20조 벽 무너질까…“안팔고, 안사고, 수탁 안한다”
사모 20조 벽 무너질까…“안팔고, 안사고, 수탁 안한다”
  • 강신애 기자
  • 승인 2020.07.28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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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개인투자자 사모 판매액 2년 만에 최저치 
투자자, 판매사, 수탁사 3자 모두 사모펀드 기피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사모펀드 개인 투자자 판매액이 급감하며 20조원 벽도 무너질 위기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판매사들은 판매를 꺼리는 데다, 최근 수탁사들까지 중소운용사 펀드의 수탁을 맡지 않으려는 등 3자 모두의 사모펀드 기피 현상에 판매액이 급감하는 모습이다. 

■ 지난달 개인투자자 사모 판매액 2년 만에 최저치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20조4195억원으로 전달(20조7526억원) 대비 3330억원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2년 만의 최저점이다.

사모펀드 개인 판매잔고는 2년 전인 지난 2018년 6월 말 20조3373억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탔다. 1년 만에 7조원 가량의 판매가 늘어나며 지난해 6월 말 정점인 27조258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호황은 이때를 기점으로 반전됐다. 지난해 7월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사모펀드 판매가 하락 국면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액은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판매 잔액 7조원 가량이 줄어들었으며, 이 중 올해 감소액은 3조5024억원이다. 은행권의 개인 사모판매 잔액은 올 들어 2조5207억원 빠지며 감소폭이 가장 컸고, 증권에서도 9842억원이 줄었다. 보험은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라임 사태 발생 이후 단 1년 만에 사모펀드 판매액이 2년 전 수준으로 고스란히 돌아간 셈이다.

■ 투자자, 판매사, 수탁사 3자 모두 사모펀드 기피

이 같은 판매액 급감은 투자자, 판매사, 수탁사 모두의 사모펀드 기피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 DLF, 라임, 알펜루트, 디스커버리, 옵티머스 사태 등 일련의 사고로 금융투자업계 안팎으로 신뢰가 추락하며 사모 기피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연일 발생하는 환매 중단 사고에 가장 맘 졸이는 것은 투자자다. 이들은 상품 가입 당시 들었던 투자 설명서와 다른 상품이 판매되고 운용사의 펀드 돌려막기, 사기 등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다. 

사모펀드 자체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지만, 그 고위험이라는 전제에 ‘사기’를 포함한 적은 없다는 게 투자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판매사들 입장도 마찬가지다. 금융투자업계에 펀드 환매발생시 이른바 ‘판매사 선보상’ 공식이 생기면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 판매사가 펀드 손실을 보전해준 가장 첫 번째 사례는 KB증권의 호주부동산 펀드 건이다. KB증권은 호주부동산 펀드와 관련해 개인 투자자에게 손실액 900억원을 전액 배상하고, JB자산운용에 구상권을 청구한 상태다. 

이후 라임사태가 발생하며 판매사 선보상 공식이 자리를 잡았다. 지난 3월 신영증권이 라임운용 펀드 투자자에게 400억원을 자발적으로 보상한다고 발표하며,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판매사들이 선보상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가 독일 헤리티지 DLS, 하나은행이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IBK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펀드의 손실에 대한 선보상안을 고지하기도 했다. 

한 대형 판매사 관계자는 “판매사 입장에선 검증과 선보상이라는 이중고에 둘러싸여 있게 됐다”며 “운용사가 펀드 운용에 있어 사기를 치면서 이에 대한 검증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진데다 ‘판매사=선보상’ 공식이 생기면서 판매사들 입장에선 자연히 판매를 꺼릴 수밖에 없게 됐다. 판매사 대부분이 사모펀드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탁업계 스탠스도 사모펀드 위축의 주요인이다. 최근 수탁사들이 중소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수탁 제안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수탁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와 관련해 수탁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경우 보수 대비 의무가 늘어난다면 수탁사 입장으로선 수탁업무를 맡으려는 유인이 크게 떨어진다”며 “실제 최근 소규모 자산운용사에 대해 수탁을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자산운용업계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사모펀드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사고들이 투자자들에게 트라우마 수준으로 자리잡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절대다수의 사모펀드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퍼포먼스를 만들어 내고 있고, 또 운용사, 판매사들도 벌어진 일들을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아 변화된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사모가 건강한 사모의 모습으로 다가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전문사모운용사들은 사모펀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내부통제와 준법 감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불완전 판매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자기혁신과 자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행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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