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5 05:45 (일)
[단독] 무해지보험 적정보험료 산출 모범규준 나온다
[단독] 무해지보험 적정보험료 산출 모범규준 나온다
  • 박영준 기자
  • 승인 2021.05.2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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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업계와 6월 TF 킥오프 미팅
해지율 산출·수익성 분석 적정성 논의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무해지환급형 보험(이하 무해지보험) 판매가 점입가경에 이르면서 금융당국이 모범규준 마련에 착수한다. 

금융당국은 무해지보험으로 인한 보험료 덤핑 경쟁이 보험사의 건전성을 해칠 정도로 시장교란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무해지보험 개발 시 보험사가 준수해야 할 모범규준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무해지보험은 보험료 납입기간 동안 해지할 때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대신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납입기간을 다 채우면 낸 보험료보다 받는 환급금의 비율(환급률)이 크게 오른다. 보험료 할인은 가입자가 납입기간 내 해지할 가능성(해지율)을 예측해 적용한다.

‘보험료 덤핑’ 규제 나서

26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 초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생명·손해보험협회, 보험사 등으로 구성된 ‘무해지보험 TF(가칭)’이 첫 킥오프 회의를 갖는다. 오는 7월까지 모범규준 마련을 끝마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무해지보험의 보험요율 산출 및 수익성 분석의 적정성이 담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다양한 무해지보험 상품을 만들며 보험료 할인 경쟁에 나서다보니 건전성에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며 “현재도 무해지보험의 보험료 산출에 사용되는 해지율의 민감도 분석을 하고 있지만 이조차 엉망으로 하는 보험사가 많다. 해지율이나 수익성분석에 대한 방법론을 만들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모범규준은 법규가 아닌 만큼 강제성을 띄지 않는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은 지속적으로 무해지보험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실제 지난 18일 금감원은 손보사를 대상으로 무해지보험 개발 시 보험업법을 준수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깎아주기 위해 예상한 가입자의 해지율이 실제 가입자의 해지율보다 낮을 경우 보험사의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유의하라는 내용이다. 보험업법에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통계자료로 보험요율을 산출해야 하며, 이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손보사 출혈경쟁도 사라지나 

무해지보험은 중도 해지 시 돌려받는 환급금이 없고, 무해지보험의 한 종류인 저해지보험은 표준형 대비 환급금이 50% 이하다. 납입기간이 끝나면 표준형과 환급금이 같아지는데, 적게 내고 동일한 환급금을 받는 특성상 보험을 저축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특성이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초부터 무(저)해지보험의 납입기간 종료 시에도 낸 돈의 100% 미만만 환급받을 수 있도록 무해지보험을 뜯어 고쳤다. 애초에 종신보험을 저축형태로 판매하던 생보사의 무해지보험 판매행태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문제는 손보사에서 발생했다.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특성을 살려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메리츠·롯데·흥국·MG 등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무해지보험 판매가 성행했다. 일부 손보사는 전체 신계약의 70% 이상이 무해지보험이었을 정도다.

올해는 DB·KB·현대 등 대형사도 뛰어들었다. 특히 어린이보험을 중심으로 한 무해지보험 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났는데, 대부분 보험료 납입기간 내 환급률이 10%인 상품으로 판매했다. 환급률을 낮출수록 보험료가 할인되는 특성을 이용해 덤핑경쟁을 벌여온 거다.

무해지보험의 해지율 가정은 ‘스텝 다운’ 형식으로 이뤄진다. 처음에 가입자가 해지할 가능성을 높게 잡더라도, 납입기간이 끝나는 시기에는 해지할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잡는 식이다. 모범규준이 적용되면 단순히 스텝 다운 형식으로만 해지율 가정을 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보험료 수입에서 해지율을 감안한 보험금 지출도 모범규준에 따라야 한다. 보험사 마음대로 보험료를 깎을 수 없다는 의미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납입기간 내내 일률적으로 적용해온 해지율 가정을 스텝 다운 방식으로 바꿨지만, 해지율에 대해 적정한 기준이 없었던 건 사실”이라며 “당장 팔고보자는 식의 경쟁이 이뤄지다보니 장기적인 재무건전성을 외면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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