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아직인데…손보사와 준비 착수
“미리 구축할수록 다른 상품에도 우선권”

네이버 파이낸셜 CI.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상품 중개업자로의 첫 사업모델로 해외여행자보험을 낙점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해외여행자보험 보험비교·추천서비스에 동참해줄 것을 제안했다. 

참여를 결정한 보험사는 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 등 5곳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려면 이용자에게 맞는 보험료 정보가 필요하다. 이에 앞서 일부 손보사와 준비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네이버파이낸셜에서 해외여행자보험을 비교하는 사람이 나이, 성별, 해외체류기간 등의 보험가입을 위한 조건을 입력하면 보험사는 이 정보를 토대로 보험료를 산출해 네이버파이낸셜로 다시 보내야 한다. 이를 위한 일종의 전산작업을 미리 끝마치자는 게 내용이다. 

현재 ‘네·카·토’(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은 보험상품 비교·추천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앞서 지난 8월 금융위원회가 기존 규제가 한시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금융상품 판매중개업을 시범운영하기로 하면서 이르면 다음달부터 플랫폼도 보험상품의 비교·추천의 길이 열리게 됐다.

금융위는 아직 보험비교·추천 시 플랫폼이 보험사로부터 받아야 할 수수료 상한이나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 등 세부 가이드라인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은 해외여행자보험만큼은 플랫폼에서 중개 가능한 상품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진출 의지를 확인한 손보사의 셈법은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여행자보험은 사실상 신호탄일 뿐 얼마든지 다른 보험상품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제휴를 통해 전산구축이 마무리된 보험사일수록 추후 자동차보험 등 다른 상품의 제휴에도 우선권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달 보험을 포함한 금융상품 비교·추천서비스를 시행할 금융상품 중개업자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을 포함한 20여곳이 신청했고, 이달 말 플랫폼이 받을 수 있는 수수료와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 등 세부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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