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 급증하자 혜택 축소 수순
당국 경고에도 강행했지만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어…3개사 이벤트 철회

카드사 페이백 이벤트 혜택 추이
카드사 페이백 이벤트 혜택 추이

2022년 12월 15일 18:3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사들의 ‘포인트 마케팅’ 강세가 대폭 꺾이는 모습이다. 그간 카드사들은 규정 위반이라는 금융감독원 경고에도 이를 강행했지만, 사상 초유의 자금난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이 빅테크를 통한 포인트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빅테크와 제휴를 맺고 직전 6개월간 카드 결제 내역이 없는 고객 대상으로 현금성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일정 기간 내 20만원 이상을 결제하면 20만 포인트를 돌려주는 식이다.

네이버페이 기준 최근 혜택이 가장 크게 줄어든 건 삼성카드다. 삼성카드는 지난 10월 특정 카드로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면 24만6000원에 달하는 포인트를 제공했지만 지난달부터 해당 카드 마케팅을 없앴다. 

현재는 네이버페이 삼성카드에 한해 16만 포인트를 제공 중이다. 이 혜택 역시 지난 10월 19만6000원에서 축소됐다.

현대카드도 지난 10월까지 24만원 수준의 포인트 마케팅을 펼쳤지만 지난달부터 해당 이벤트를 내렸다. NH농협카드는 이달부터 20만원 상당의 혜택을, 우리카드는 지난달부터 19만원 상당의 혜택을 폐지했다.

그간 포인트 마케팅의 경우 법정 기준을 상회할 정도로 많은 혜택을 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상 연회비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없음에도, 해당 마케팅으로 연회비 대비 최대 20배 수준의 혜택을 부여했다.

법규에 반하는 마케팅이 횡행함에 따라 금융감독원도 칼을 들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금감원이 지난 1~2년간 과열 마케팅 경쟁과 지나친 카드발급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 경고했지만, 카드업계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었다.

카드사들은 시행령 내 신용카드 ‘발급’과 관련이라는 문구를 빌미로 삼았다. 신규 발급의 혜택이 아닌 ‘카드 결제금’에 대한 포인트 제공은 기존 고객에 대한 결제 유도로 볼 수 있다며 마케팅을 강행한 것이다.

이처럼 금감원 경고도 안 먹혔던 포인트 마케팅이 축소된 건 최근 급등한 자금조달 비용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카드사들은 수익 보전을 위해 출혈 마케팅을 감행했지만, 급격히 불은 조달 비용에 혜택을 줄인 것이다.

이는 최근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거나 ‘알짜 카드’를 단종하고, 자동차 할부 금리를 급격히 올려 ‘디마케팅’ 전략을 고수한 것과 상응한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수익보다 ‘생존’을 최우선 전략으로 내세운 영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한 유치는 고비용 채널로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라며 “전반적으로 카드사들이 비용 효율화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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