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식’ 정기검사 기조에 지표 개선 불가피
나홀로 대출자산 늘리며 단기유동성 취약해

2023년도 금융감독원 검사업무 운영계획
2023년도 금융감독원 검사업무 운영계획

2023년 5월 2일 17:01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호성 대표체제 하에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던 하나카드의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정기검사 타깃이 되면서 건전성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금융감독원 정기검사에 하나카드가 예정됐다. 정기검사는 과거 종합검사 격으로 전업 카드사에 대해선 3년마다 진행된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정기검사를 기존 사후 대응에서 예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지표를 사전에 개선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커졌다. 하반기 시행할 검사를 미리 공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스크관리’에 방점을 찍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체제의 정기검사를 비춰볼 때 하나카드의 영업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호성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래 하나카드는 카드론 등 대출자산을 급격히 늘렸으며, 단기 유동성 지표에서도 취약점을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의 90일 커버리지 비율은 106.4%로 100%를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 수치는 90일 이내 만기도래 차입 부채 대비 즉시 가용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을 얼마나 보유했는지를 나타낸다.

100%보다 낮을 경우 상환해야 할 부채가 유동성 자산보다 크다는 의미로, 단기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하나카드는 지난 2021년 말 75%, 작년 9월 85% 등 100%를 지속 밑돌아왔다.

자금조달은 단기물에 집중한 반면 영업자산은 만기가 긴 자동차 할부금융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려, 만기구조가 뒤틀린 탓이다.

지난해 부진했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빠르게 늘린 카드론도 집중검사가 예고된다.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카드론 이용실적은 1조52억원으로 전년 동기(4943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올 1분기 카드사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였던 만큼 리스크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뤄낸 실적이다. 같은 기간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실적이 14%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이 대표가 직접 뛰어들기로 한 법인영업에서도 금감원의 눈치를 보게 됐다. 최근 금감원이 카드사 법인영업 담당자를 소집해 건전성을 악화하는 특정 영업 행위에 주의를 준 영향이다. 해당 행위는 지난해 업계 법인카드 결제대금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 방식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작년 4분기 이후 현재까지 카드론 중심 전략 강화를 지속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강화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동성 부문에선) 차입금 만기구조 평탄화를 통해 연도별 만기도래금액을 균등한 비율로 관리하고 있다”라며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추가 발행 등 유동성 모범규준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의 ‘2023년도 검사업무 운영계획’에 따르면 올해 정기검사는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둔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사의 유동성‧건전성 악화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복안이다.

유동성과 관련해선 대상 금융사의 보유채권 규모, 자산-부채 만기구조 등 리스크를 점검한다. 자산건전성의 경우 금리 상승을 고려해 차주의 상환 리스크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급격한 대출자산 증가가 연체율 등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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