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
이홍규 NH농협은행 개인디지털플랫폼 부장

디지털 대전환 시대, 국내 은행 간 ‘슈퍼플랫폼(종합금융플랫폼)’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거래가 일상이 돼버린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디지털 서비스 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신규 고객 유치는커녕 기존 고객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은행들은 제각기 어떤 생존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대한금융신문은 ‘슈퍼플랫폼’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두고, 관련해 여러 인물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릴레이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첫 번째 주자로 농협금융 대표 플랫폼 ‘NH올원뱅크’의 제2 도약을 그리는 이홍규 NH농협은행 개인디지털플랫폼부 부장이 함께했다.

이홍규 NH농협은행 개인디지털플랫폼부 부장
이홍규 NH농협은행 개인디지털플랫폼부 부장

Q. 디지털 플랫폼 성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디지털 플랫폼 비전과 주력 분야는.

A. NH올원뱅크의 미래를 한마디로 정립하자면 ‘고객 여정 기반의 혁신 금융·생활서비스 제공 슈퍼플랫폼 구현’이다. 가령 고객이 주택을 구매하려 할 때 투자 가치가 높은 지역 정보를 얻고, 부동산 시세를 알아보고, 대출 금리를 조회하고, 세무 업무를 보기까지 모든 여정에 NH올원뱅크가 든든한 조력자로 자리하길 바라는 것.

NH올원뱅크를 슈퍼플랫폼으로 키우는 방안이 재작년 3월 내부적으로 처음 논의됐고, 이후 농협금융그룹의 디지털금융 인프라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기초 틀을 다져왔다.

현재는 잘 다져놓은 틀에 다양한 기능을 계속 쌓아 올리고 있는 단계이며 내년 6월 금융상품몰 통합 플랫폼 도입 및 계좌관리 서비스 확대, 내후년 1월엔 27개 디지털금융 시스템 클라우드 전환작업을 마치고 NH올원뱅크에서 금융지주 계열사는 물론 범농협 계열사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뱅킹(Full Bankin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Q.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금융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NH올원뱅크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A. NH올원뱅크에선 농협몰(농식품), 라이블리(축산), 플라워(화훼) 등 범농협 계열사와 연계된 여러 쇼핑몰을 한눈에 보고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프리미엄 농산물 최저가 공동구매 서비스를 탑재해 NH올원뱅크에 ‘농업인의 경제적 지원’이라는 농협만의 특색을 한 겹 더 입혔다.

더욱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계속 고민 중이며, 고객이 원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적시에 제공하기 위해 고객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있다. 또 내달 초 NH올원뱅크 가입 고객 1000만명 달성이 예상된다. 관심에 보답하기 위한 대대적인 대고객 사은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플랫폼의 꾸준한 성장을 꾀하기 위해선 신규 고객 유입만큼이나 중요한 게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에 고객이 NH올원뱅크를 자주, 지속해서 찾게 만드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알뜰폰사업자 프리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NH올원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NH올원뱅크에서 요금제 가입은 물론 데이터·통화량 잔여확인과 우대금리 쿠폰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올 하반기 부동산, 전기차, 조각 투자 등을 테마로 한 생활서비스를 도입해 NH올원뱅크가 고객 일상 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Q. 전사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플랫폼 사업에 내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어떤 방식의 협업체계를 구축했는지.

농협은행은 시장의 변화와 고객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Agile)하게 일하는 문화’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의 경우 올해 초 개인금융부문 부행장 주관으로 19개 부서장이 참여하는 디지털플랫폼발전협의회를 신설, 산하에 3개 실무분과를 운영해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 등 플랫포 분야별 고객 요구를 분석하고 결과에 맞춰 각 부서가 신속히 협업할 수 있게 이끌고 있다.

또 영업점 직원 중 디지털 서비스에 관심 있는 33명을 선발해 현장자문단도 운영 중이다. 이들은 고객의 시선으로 직접 서비스를 경험해보면서 페인포인트(Pain Point·불편 지점)와 플랫폼 사용자 환경·경험(UI·UX) 개선사항을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비대면 채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빠르고 지속적인 피드백과 개선체계가 필수다. 플랫폼 상시 개발체계를 구축하고 상시도급 인력을 확대해 수시로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즉시 개발에 대응함으로써 서비스 개선 속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Q. 금융회사가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 ‘상생 금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플랫폼 인프라를 활용해 펼치고 있는 상생 금융 묘책은.

A. 지난 2월 NH올원뱅크에 ‘고향사랑기부제’ 서비스를 신설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행정안전부와 연계된 사업으로, 고객이 지자체(고향 등)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 복리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 세제 혜택과 기부액의 일정액을 지역 특산품 등의 답례품으로 제공한다. NH올원뱅크로 간편하게 고향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고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 서비스다.

서비스 개발에서도 벤처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NH오픈비즈니스허브’를 통해 지난 2019년부터 158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NH오픈비즈니스데이’를 개최해 협업 제안 공모한다.

올 하반기 NH올원뱅크 내 자동차 콘텐츠 영역에 전기차 충전소 정보 및 결제 시 혜택 안내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인데, 지난 4월 NH오픈비즈니스데이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전기차 충전 플랫폼 운영 스타트엄 ‘소프트베리’와 협업한다.

소프트베리는 신규 사업을 1000만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는 인프라를 얻고, 농협은행은 NH올원뱅크를 통해 고객 일상에 꼭 필요한 정보 및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양사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

Q. 농협은행은 올해를 풀뱅킹 서비스 ‘NH스마트뱅킹’과 간편서비스 ‘올원뱅크’를 하나의 슈퍼플랫폼인 ‘NH올원뱅크’로 재도약시키는 원년으로 삼았다. 다만 시중은행의 경우 이미 원앱 전략을 마무리한 상황인데, 사실상 시장 후발주자로서 어떤 각오로 임하고 있나.

A. 최근 금융권은 금융은 물론 생활을 아우르는 슈퍼플랫폼의 등장과 경쟁 양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농협은행 역시 더 많은 고객이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디지털플랫폼을 구현하고자 각을 잡았다. 올해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디지털금융 차세대 개편 프로젝트를 추진해 노화되고 복잡한 구조의 IT인프라를 제로베이스에서 재설계해 다시금 돋보이는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기존에 채널별로 운영하던 금융상품몰을 일원화해 통합몰로 운영하고, 이해하기 쉽고 편한 상품 가입프로세스로 전면 개선해 고객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뱅킹 서비스 모듈화를 통해 NH올원뱅크 금융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기능별로 별도 운영하던 개별 앱을 NH올원뱅크 중심으로 통·폐합할 방침이다.

최근 농협은행 모바일 채널 신규 가입자 수도 NH스마트뱅킹 보다 NH올원뱅크쪽으로 확실히 늘고 있으며,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NH올원뱅크의 화려하면서도 실속있는 변신을 기대해주길 바란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