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
이재형 하나은행 디지털채널부 부장

디지털 대전환 시대, 국내 은행 간 ‘슈퍼플랫폼(종합금융플랫폼)’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거래가 일상이 돼버린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디지털 서비스 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신규 고객 유치는커녕 기존 고객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은행들은 제각기 어떤 생존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대한금융신문은 ‘슈퍼플랫폼’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두고, 관련해 여러 인물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릴레이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마지막 주자로 소비자가 원하는 금융서비스의 본질을 디지털로 완연하게 구현해 나가고 있는 이재형 하나은행 디지털채널부 부장이 함께했다.

이재형 하나은행 디지털채널부 부장
이재형 하나은행 디지털채널부 부장

Q. 디지털 플랫폼 성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디지털 플랫폼 비전과 주력 분야는.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8월 뉴하나원큐를 출시해 하나금융그룹의 대표 앱이자 슈퍼플랫폼으로서 기반을 탄탄히 다져왔다.
 
과거 국내의 일부 은행들은 해외 은행의 생활금융플랫폼을 차용해 뱅킹앱에서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몇 년 동안 뱅킹앱을 운용하며 학습해보니 손님이 금융회사에 기대하는 부분은 결국 금융서비스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고, 잘하는 걸 더 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나원큐 앱 홈 개편’,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 합’, ‘AI 기반 자산관리 아이웰스’ 등 손님의 가치를 중점으로 금융업 본연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Q.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금융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하나원큐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하나원큐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타겟팅으로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한다.
 
손님이 하나원큐에 접속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위주로, 굳이 검색하지 않더라도 ‘이런 게 필요하시죠?’하고 먼저 보여줄 수 있도록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했다.
 
손님들의 하나원큐 사용 패턴 데이터를 살펴보면 공통된 부분이 있는데 예를 들어 2030세대는 이벤트, 프로모션 등에 흥미를 갖고 어떤 분들은 환율에 관심도가 높다. 이런 부분들을 잘 찾아내서 이 손님에겐 어떤 정보가 유용할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을까 항상 고민한다.
 
또 하나원큐가 디지털 환경에서의 금융거래 완결성을 갖추는 건 물론, 영업점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채널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 판매를 은행권 최초로 시작했는데, 지난해 6월부터 하나원큐에서도 해당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스트리밍 솔루션 ‘LIVE하나’를 탑재해 실시간 양방향 소통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아무리 비대면 영업환경이 좋아졌다고 해도 사람 대 사람 구도로 실시간 영업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실제로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소개한 상품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는 효과를 경험했다. 현직 은행원이 방송에 직접 출연해 고객들과 소통하며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해결해 준 것이 주된 성공 요인으로 보인다.
 
Q. 전사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플랫폼 사업에 내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어떤 방식의 협업체계를 구축했는지.
 
하나원큐는 하나금융그룹의 대표 앱으로서 은행 서비스뿐만 아니라 계열사 핵심서비스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 향상을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다.
 
다만 한정된 플랫폼 서비스에 너무 많은 금융서비스를 무분별하게 제공하면 손님의 사용성을 저해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디지털그룹 부행장을 위원장으로 유관부서 부서장이 참여하는 ‘디지털UX위원회’를 구축하고 정기적으로 모여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위원회에선 기본적으로 하나원큐 등 디지털 채널에서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지 심의하고, 비슷한 서비스들이 각 사업 부문별로 분산돼 산발적으로 개발되지 않게 함으로써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협의한다.
 
더불어 은행 및 관계사 디지털 주관 임원들로 구성된 정기적인 협의체를 통해 관계사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의 유기적 협업체계를 공고히 하고 시너지 창출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Q. 금융회사가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 ‘상생 금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플랫폼 인프라를 활용해 펼치고 있는 상생 금융 묘책은.
 
하나원큐를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디지털 금융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과 올해 8월 하나원큐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금융감독원 직원을 초청해 보이스피싱 관련 최신 사례 및 예방법을 안내한 바 있으며 하나원큐와 동일한 UX·UI를 가진 교육용 플랫폼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교육용 플랫폼은 조회하기, 이체하기, 공과금 납부하기 등 실생활 활용도가 많은 기능을 구현해 금융소비자들이 반복 학습할 수 있게 함으로써 디지털 취약계층의 디지털 금융 친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SG 활동에도 하나원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환경보호 목표로 1회용 컵 사용 감축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다회용 컵 보증금을 쉽고 편리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기능을 운용 중이다.
 
또 지난 9월부터는 한국 환경공단과 협업해 영업점에서 거래하는 손님이 종이 대신 전자확인증을 받으면 건당 100원의 탄소중립 포인트를 제공함으로써 손님에게 생활 속 친환경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Q. 하나원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기 위해 설정한 단기·중장기 목표가 있다면.
 
하나원큐는 지난 2년간 빠른 외형 성장과 내실화를 이뤄왔다.
 
다양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4대 시중은행 중 월간 활성화 이용자(MAU) 증가율 1위(지난 2021년 말 대비 2022년 말 기준)를 달성했고, 지속적인 인프라 및 운영 서비스 고도화로 영업 채널의 중심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제 하나원큐는 금융의 본질인 ‘자산관리’에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져 가는 현재 산업구조에서 손님의 금융니즈 변화를 이해하고 거래유지 및 관계를 강화해 내실을 다질 시점이다.
 
다른 뱅킹앱을 켜지 않아도 하나원큐에서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 자산조회 기반의 맞춤형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오픈뱅킹을 활용해 손님의 자산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 ‘자산관리 명가’라는 하나은행의 명성을 디지털에서도 이어나갈 수 있게 할 것이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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