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
이성준 KB국민은행 금융플랫폼본부 본부장

디지털 대전환 시대, 국내 은행 간 ‘슈퍼플랫폼(종합금융플랫폼)’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거래가 일상이 돼버린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디지털 서비스 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신규 고객 유치는커녕 기존 고객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은행들은 제각기 어떤 생존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대한금융신문은 ‘슈퍼플랫폼’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두고, 관련해 여러 인물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릴레이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두 번째 주자로 금융 1등 앱을 넘어 대한민국 1등 앱을 향해 달리는 이성준 KB국민은행 금융플랫폼본부 본부장이 함께했다.

이성준 KB국민은행 금융플랫폼본부 본부장
이성준 KB국민은행 금융플랫폼본부 본부장

Q. 디지털 플랫폼 성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디지털 플랫폼 비전과 주력 분야는.

KB국민은행의 슈퍼플랫폼 비전은 ‘금융에 본질을 두고, 그룹을 연결하며 생활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있다.

금융은 KB의 정체성이다. KB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또 고객이 KB를 찾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답이 금융이므로 KB스타뱅킹의 본질이 된다.

그룹을 연결하는 것은 확장성이다. 오랜 노하우를 갖춘 KB금융그룹 계열사 서비스를 매끄럽게 연결해 금융의 모든 것을 KB스타뱅킹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생활을 아우르는 것은 지향점이다. 금융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비금융 서비스 확대를 통해 고객 일상 하나, 하나의 가치실현을 위한 종합플랫폼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Q.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금융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KB스타뱅킹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KB스타뱅킹 고도화 방향은 고객유입(Traffic)·체류시간(Time-Sharing)·금융거래 확대(Transaction)의 ‘3T’를 주축으로 한다.

세부적으로 KB스타뱅킹 홈 화면은 타 플랫폼보다 비교적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걸 콘셉트로 한다. 이체 및 환율·주가 확인 등 고객이 자주 찾는 걸 가급적 앱 접속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한거다.

대신 불러올 데이터가 많다는 점이 로그인, 화면 전환 등 로딩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매주 초 단위로 목표치에 얼마나 근접하는지 모니터링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이번달엔 ‘간편회원’ 정책도 새로 도입했다. 그간 앱을 이용하는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가 신분증 촬영, 1원 인증, 당행계좌 개설 등 비대면 가입 프로세스가 복잡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플랫폼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휴대폰 본인인증과 인증수단 등록이라는 2가지 절차만으로 간편하게 가입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상품 가입이나 거래를 하려면 일반 가입절차를 이용해야 하지만, 그런 기능은 아직 필요하지 않고 금융정보 확인 등의 단순 서비스부터 한번 써볼까 하는 니즈까지 흡수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고객 정책 개편 이후 지난 한 달 동안 KB스타뱅킹 가입자는 종전 대비 6.3% 증가했다.

아울러 경쟁사들이 따라 할 수 없는 킬러 콘텐츠를 통한 차별화도 꾀했다.

신원·자격·증명 등 ID를 기반으로 외부 서비스를 유연하게 연계하는 ‘국민지갑’이 대표적이다.

62종의 민원서류 발급, 모바일 주민등록증, 24시간 365일 환전, 내차등록증 확인 등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20개 이상의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중 공공·민간 서비스는 KB와 연계된 원스톱 시스템으로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예를 들어 KB스타뱅킹을 통해 행정안전부 알림서비스 국민비서(구삐)로 과태료 안내를 받으면 앱 이탈 없이 바로 납부까지 가능하다.

또 국민지갑은 개별 콘텐츠 기능을 하나로 연결한 일괄형 서비스(WaaS)로 KB금융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형태로 확장되고 있어 은행 플랫폼에서만 제공하는 일반적인 월렛 서비스보다 독보적인 면이 있다.

올해 5월 KB부동산 앱 탑재를 시작으로 KB손해보험 앱(23년 6월), KB국민카드 앱(23년 7월) 등 KB계열사 플랫폼에 차례로 탑재되는 중이다.

Q. 전사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플랫폼 사업에 내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어떤 방식의 협업체계를 구축했는지.

KB스타뱅킹의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소비자와 시장에 대응하는 속도)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의 상품부서를 플랫폼 조직으로 전환해 비즈 인력과 IT 인력 간 유기적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

기획부터 설계, 개발, 운영, 유지 보수까지 한 팀에서 동시에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비즈 인력은 IT 부문에, IT 인력은 상품 및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떻게 제공되는지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양손잡이 인재’로 성장하는 효과도 발휘된다.

앱 품질 관리에 고객과의 상시 커뮤니케이션 채널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KB스타뱅킹 프로세스에 대한 단계별 고객 경험은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큰 도움이 되는데, 그룹 차원에서 운영하는 MZ세대 고객 패널단 ‘KB D.MZ’가 소통창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일례로 D.MZ 패널 대상 심층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이체 내역 중 동일인에게 이체한 게 중복돼 나오는 것과 과거 이체 내역에 표출되는 정보가 너무 많아 금융기관, 계좌번호, 예금주 등 중요정보만 표출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 청취했고 이를 지난달 KB스타뱅킹에 반영했다.

또 생활 서비스 확장을 위한 신규 콘텐츠 발굴 과제를 부여받아 정부 공공데이터(온라인청년센터)를 활용해 KB스타뱅킹에서 청년에게 유용한 정책을 조회할 수 있는 ‘청년정책 조회 서비스’를 지난 21일 탑재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이용 불편사항에 대해 즉각 대응하고자 앱 리뷰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앱 리뷰 관리 담당 직원을 별도로 두고 고객 의견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유관부서와 협업을 통해 24시간 내 답변을 등록하도록 했다.

앱 스토어에 등록된 리뷰에선 고객정보나 오류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네이버포스트 채널 운영도 병행 중이다. 네이퍼포스트의 비밀 댓글 기능을 이용해 고객 개인별 문제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고 맞춤형 실질적 해결책을 안내한다.

그 결과 지난달말 안드로이드 기준 KB스타뱅킹 앱평점은 4.7점으로 경쟁 금융플랫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Q. 금융회사가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 ‘상생 금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플랫폼 인프라를 활용해 펼치고 있는 상생 금융 묘책은.

KB스타뱅킹은 지진, 태풍, 화재 등 갑작스러운 재난·재해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세상을 바꾸는 나눔’ 성금모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동해안 산불 피해복구, 우크라이나 난민, 튀르키예 지진 피해복구 등을 지원한 바 있다.

사회적 가치실현에 고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국민지갑 메뉴에서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제공 중이다.

또 자산관리 지출 메뉴에선 ‘착한 챌린지’를 통해 탄소줄이기에 참여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로 수집된 고객의 지출내역을 기반으로 탄소 발생량을 추정하고, 30일이란 기간동안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친환경 활동을 유도하고 있다.

Q. 시대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금융사들의 플랫폼 고도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KB스타뱅킹의 확장전략 키포인트는.

진정한 슈퍼플랫폼은 앱 하나로 다양하면서 온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다.

현재 KB스타뱅킹에선 주식 매매, 카드 이용대금 조회, 보험금 청구 등 은행뿐만 아니라 계열사 핵심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고 그 범위를 계속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다만 모든 프로세스에 ‘Simple(심플), Easy(이지), Fast(패스트)’라는 원칙을 깨지 않는다는 선을 지키고 있다.

증권 앱만 봐도 기능이 어마어마하다. 그걸 KB스타뱅킹에 무작정 합쳐버리면 슈퍼플랫폼으로서 다양성은 꾀할 수 있을지 몰라도 편의성 저하가 불가피한데,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면 절대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이다.

KB스타뱅킹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기술적 한계 안에서 고객 편의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절충하는 게 관건이다.

KB스타뱅킹의 경쟁 상대는 여타 금융 앱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제일 빠르고 좋은 앱이다. 철저한 고객 중심 사고를 기반으로 금융의 본질을 지키되, 서비스를 융합하고 재편성하는 과정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금융 1등은 물론 대한민국 1등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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