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퇴직연금 적립금 12조원을 돌파하며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 10조 클럽은 4곳으로 늘어났다. 특히 업계 3위인 한국투자증권과 격차를 크게 줄였다.

23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사업자별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2조78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 적립금(12조9600억원)을 9522억원까지 좁혔다.

이전 해인 지난 2022년 말 기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격차는 1조3185억원이었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끌어모은 퇴직연금 자금은 총 2조5351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의 증가액(4조2066억원)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삼성증권은 잘하는 걸 더 잘했다. 매년 시장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는 확정기여형(DC)와 개인형퇴직연금(IRP) 부문서 1년새 각각 9963억원, 1조299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 거점에 연금센터를 설립해 고객 접근성을 강화했고 원리금 비보장형(DC, IRP)의 수익률 또한 각각 16.93%, 16.64%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총 2조1688억원의 퇴직연금 자금이 유입됐다. 부문별로 확정급여형(DB), DC, IRP가 각각 6173억원, 6653억원, 8862억원씩 고루 증가했다. 

특히 DB형서 7조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으며 4조원 안팎의 삼성증권을 따돌렸다. 결국 DB에서 크게 앞선 덕에 퇴직연금 적립금 점유율 3위를 수성할 수 있었다.

1위와 2위는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차증권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DB에 6조8962억원, DC에 9조1345억원, IRP에 7조7166억원을 적립하면서 도합 23조7473억원을 기록해 증권사 중 유일하게 퇴직연금 적립금 20조를 돌파했다.  

그룹 계열사 물량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증권은 DB 적립금 14조9029억원을 중심으로 총 적립금 16조7427억원을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해 말 국내 14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86조73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3조8467억원)에 비해 약 12조8930억원 증가한 수치다.     

자금 유입은 DC와 IRP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기준 IRP에만 무려 6조291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DC에서도 5조원(4조9999억원) 규모의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반면 DB는 1조6013억원에 그쳤다.   

업계는 DC와 IRP에 자금이 몰린 원인으로 연금을 직접 운용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대적으로 투자하기 편리한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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