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상온창고 둔갑하자
펀드 무기한 만기연장 통보
'책준 확약' 하나신탁에
손배 청구는 진전 없어
"원금손실 가능성" 적시

2024년 3월 7일 14:37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자산운용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기반 사모펀드에서 준공 무산 사태가 발생했다.

흥국운용 측은 건물 준공을 약속한 하나자산신탁에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했으나 진척이 없다.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흥국자산운용의 '흥국마스터즈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이하 1호)' 펀드 투자자들은 무기한 만기 연장 안내를 받았다. 

당초 예정된 펀드 만기일은 다음달 6일이었다. 만기가 연장된 건 대출금 회수가 불투명해져서다.

1호는 경기 안산 저온물류센터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총 1190억원의 PF 자금이 투입됐고, 1호 설정 금액은 이 중 201억원이다.

이후 건물이 준공되면 매각·리파이낸싱 등으로 원리금을 상환하는 구조였다.

사업의 신탁사인 하나자산신탁은 올해 2월 6일까지 책임준공을 확약했다.

그러나 해당 건물은 지난달 저온창고가 아닌 상온창고로 준공됐다. 원자재 수급 불균형,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공정이 지연됐다는 이유였다.

본지가 입수한 1호 관련 사후 경과 자료에 따르면 흥국 측은 하나자산신탁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걸겠다고 명시했다.

준공 미이행으로 원리금·연체이자 등을 배상해야 한다는 확약서에 근거했다.

흥국 측은 기존 설계안대로 진행됐다고 표했다.

이들은 경과 자료에서 "저온물류센터 수요 급감에 따라 (시행사·시공사 측에서) 상온(물류센터)으로 설계 변경을 요청했다"면서도 대주단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송 진행을 위해 만기 연장이 불가피하다"며 "사모펀드 투자자의 목표(예정) 수익률 미달 또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했다.

실제 법정 다툼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하나자산신탁의 모회사인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현재 (자산신탁 쪽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진 않다"고 말했다. 흥국 측 관계자도 소 제기에 대해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기약 없는 만기 연장의 늪에 빠져 있다. 중간에 환매도 불가능한 상품이다.

본래 설계안인 저온물류창고로 준공되더라도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저온물류창고의 경우 임차인이 잘 안 구해져서, 부동산 시장에서 안 좋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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