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 정도경영 실천 위해
디지털 탄도 높여 과감 플레이

2024년 3월 18일 14: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여파로 금융산업이 성장정체기에 접어들었다. 현재 금융지주 수장은 ‘핸디캡 1번 홀’을 마주한 골퍼와 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스윙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경기 효율을 높여 1타라도 줄일 수도, 위기를 기회로 뒤집을 수도 있다. 금융수장들에 닥친 난제를 어떤 공략법을 구사해나갈지 해설위원의 시선으로 따라가 본다. 


슈퍼SOL 원온 승부수


“시장, 기술, 금융소비자 트렌드가 분초 단위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기존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근본적인 혁신과 도전에 나설 때”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메시지다. 관행의 틀에서 벗어나 수익 성장의 근간을 바꿔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는 ‘리딩금융’ 산세로 내리막 경사가 심한 파3 홀에서 과감히 원온을 시도하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런 코스는 그린이 제 거리보다 가까워 보이기 때문에 충분한 스윙이 필요하고 볼이 멀리 달아나지 않도록 런이 적은 고탄도 샷을 쳐야 한다.

진 회장이 평소와 다른 플레이를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클럽은 ‘디지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경영 슬로건으로 내세운 고객중심 성장의 원동력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꼽고 서비스 제공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신한금융그룹의 그룹사 금융·비금융 디지털 플랫폼 합산 월간 활성화 고객 수(MAU)는 지난해말 기준 2576만명을 기록, KB금융그룹(2732만명)의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영업이익도 최근 3년간 연평균 14% 성장률로 불어나 2조원을 넘겼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시한 ‘신한 슈퍼쏠(Super SOL)’이 샷의 탄도를 한껏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슈퍼쏠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 주요 5개 그룹사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연계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니버셜 앱이다.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고객 접점을 늘리고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구축했는데,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진 회장은 디지털 스윙 테크닉을 키우기 위해 해외 대회도 열심히 견학하고 있다. 지난달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지주 회장의 MWC 방문은 처음이다.

진 회장은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계열사 대표 및 임원들과 함께 행사 현장을 누비며 글로벌 기업의 디지털 기술을 체험하고 혁신금융에 적용할만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진옥동 회장은 은행장 시절부터 단기적인 재무성과에 치중하기보단 신한금융만이 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고수해왔다. 디지털 혁신은 이런 진 회장의 정도경영 철학을 현실화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자 동력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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