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8주년 기획]
고금리에 취업난에 ‘빚 경고등’
미래주역 돌보는 상생안 골몰

2023년 10월 24일 06: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언제나 금융산업은 높은 사회적 책임이 뒤따라왔다. 이번 정부 역시 ‘포용’에 이어 ‘상생’을 주요 화두로 내걸고 있다. 실물 경제를 기반으로 한 금융산업에서 발전과 상생은 불가분의 관계다. 대한금융신문은 지속가능한 선순환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금융사의 사회적 행보를 지역사회·청년·소상공인·중소벤처 네 가지 영역에서 짚어본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짠테크(짠돌이+재테크)’, ‘무지출 챌린지’. 2030세대 청년들의 현주소를 경제적 관점에서 표현하는 단어다. 미래를 위한 자립 기반을 다져야 할 시점이지만 코로나19에 고금리,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격동의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실린 ‘연령별 가계대출 차주의 특징과 평가’에 따르면 전체 연령 중 청년층의 채무 부담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이하 소득대비부채비율(LTI)은 지난 2019년 말 223%에서 올 2분기 262%로 39%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40~50대는 266%에서 301%로 35%포인트 증가했고, 60대 이상은 334%에서 350%로 16%포인트 늘었다.

이런 와중에 금리 인상 기조까지 길어지면서 청년층의 신용 리스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은행 신용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20대와 30대의 연체율은 각각 1.4%, 0.6%로 지난해보다 2배 늘어 전체 연령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저성장 시대, 경기불황으로 인해 사회 불안 요소로 내몰리게 된 청년을 위해 금융사는 안정적 자산형성의 길라잡이 역할을 자처하며 미래 주역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금리 지원으로 사회안전망 구축


시중은행은 지난해 출시한 정책금융상품 ‘청년희망적금’에 이어 올해 ‘청년도약계좌’를 선보였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이 내는 돈과 정부의 지원금을 합쳐 다달이 최대 70만원(최대 월 40만원 정부지원)씩 연리 3.5%로 저축해 10년 후 1억원을 모을 수 있는 이른바 ‘1억 만들기 통장’이다. 소득이 낮고 청년의 납입액이 많을수록 정부 지원액이 늘어나는 구조다.

우리은행은 청년들의 생활 안정자금 지원을 위한 ‘청년도약대출’상품을 지난 7월 출시했다. 청년도약대출은 저소득 청년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로 지원된다.

가입 대상은 만 34세 이하 청년으로 연소득 4000만원 이하 3개월 이상 재직한 급여 생활자이며 확정금리 연 5.0%로 제공해 청년층의 금융부담을 대폭 완화했다. 신용등급별로 대출 한도가 부여되며 1인당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또 우리은행은 ‘희망두배청년통장’등 서울시 청년 금융지원 상품 가입자의 금융 자산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해 청년 금융 정책을 고도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지난 3월부터 데이터 협업을 위한 실무 회의를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도 청년 자립 사회공헌상품인 ‘KB 청년도약 금융상품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패키지는 KB청년도약계좌, KB청년도약공익신탁, KB청년도약LTE요금제 총 3종으로 구성된다.

‘KB청년도약계좌’는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 개인·가구소득요건 등을 충족하는 청년이 가입 대상으로 정부기여금 및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60개월 동안 매월 70만원 이하로 자유롭게 저축 가능하다. 기본금리 연 4.0%에 급여이체·자동이체 등 우대 조건 충족 시 최고 연 6.0%의 이율을 제공한다.

‘KB청년도약 공익신탁’은 고객이 신탁상품 가입 시 기부에 동의할 경우 은행에 납부하는 보수의 10%를 고객 명의로 기부하고, 동일한 금액을 은행에서도 기부하는 공익 상품이다. 최대 2억원의 기부금을 마련해 자립준비청년의 임시주거비, 생계비 등을 지원한다.

‘KB청년도약 LTE 요금제’는 청년들의 통신비 절감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요금제다. 만 19세 이상 36세 이하 청년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데이터와 음성, 문자서비스가 무제한 제공된다.

신한은행은 최고 연 5.85% 금리로 청년 세대들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신한 청년저축왕 적금’을 올해 3월 출시했다. 이 적금은 만 18세~39세 고객이면 누구나 가입 가능하며 월 1000원 이상 30만원 이하로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는 적립식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초부터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25~34세 청년 20만명을 대상으로 한 ‘경기청년 기회사다리금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최대 500만원까지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수시입출금식예금과 최대 500만원의 저금리 한도거래대출(마이너스통장)을 하나의 계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사도 청년층 등 취약 차주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 재기 지원안을 내놨다. 국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BC)와 50개 리스·할부사 등 각 사는 전문 상담 인력을 배치하고, 채무자에 대한 자체·공적 채무조정제도 등 관련 제도를 안내한다.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는 자체 채무조정으로 △연체 전 차주(유동성 곤란자, 연체발생 우려자)의 만기연장, 금리인하 △연체 후 차주의 원금, 이자 연체이자 감면 등을 실시한다. 

여전사 관련 서민지원의 경우 신용회복위원회, 법원 개인회생·파산,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도움받을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3857억원 규모의 상생 금융 지원안을 이달 중 시행한다. KB국민카드는 청년층과 중소·영세 개인사업자의 금리부담을 덜기 위해 2300억원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내놨다. 청년층에는 연 8~9%의 금리로 인당 최대 100만원의 소액대출을 300억원 한도로 운영한다.

보험사인 한화생명은 결혼·출산·경제적 자립을 앞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디딤돌저축보험’을 지난 8월 출시했다. 이 상품은 5년간 연 5%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저축보험으로 보험기간 중 결혼하면 0.5%, 자녀 1인 출산 시 0.5%, 추가로 자녀 1인 출산 시 1% 등 최대 2%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만 19세~39세, 총 급여액 7000만원 이하, 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면 가입 가능하다.


“인재 키우자” 홀로서기 지원


금융사들은 2030세대의 성공적인 성장 및 자립도 지원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10개 지역 거점 대학 및 500여명의 청년 예비·초기 창업가 등을 대상으로 전문 창업 교육 등을 지원한다. 또 200여개 사회혁신기업에서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청년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1년부터 1999년~2005년생을 대상으로 청년 지원 프로그램 ‘KB인재양성’을 실시 중이다. 선발된 청년에게 전문가 멘토링과 함께 자격증 취득, 공모대회 참여 등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성장지원금을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신한 SOHO사관학교’를 통해 20~30대 청년 자영업자에게 경영 컨설팅을 제공한다. 음식점, 체육시설, 소매업 등 다양한 업종의 마케팅 전략, 경영 노하우 등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한다.

삼성생명·삼성화재는 ‘삼성금융네트웍스’를 통해 1200억원 규모의 지원안이 포함된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으며, 그중 하나인 ‘지역청년 지원사업’에 20년간 3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행정안전부, 사회연대은행과 공동시행하는 민간협력 사업으로 지방권 청년 일자리 부족 등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활동가를 지원한다.

특히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이 두드러진다. 자립준비청년은 빈곤이나 미혼모 문제,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 보호자의 학대 등으로 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서 생활하다 만 18세(희망자에 한해 만 24세)가 돼 보호가 종료되는 청년으로, 해마다 약 2000명씩 발생하고 있다.

현재 자립준비청년의 경제적 문제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립준비청년 9958명 중 4086명(41%)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집계됐다.

일반 국민의 기초생활수급자 비율(4.8%)과 비교하면 8배가 넘는 실정이다. 자립준비청년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2020년 3072명, 2021년 3234명, 지난해 3727명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우리금융그룹의 계열사인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자립준비청년의 자산형성 역량 강화와 주거안정을 위해 ‘우리꿈나무 마이홈 클래스’ 사업을 지난 7월 시작했다. 사업 내용은 △자립준비청년 임대료 일부 지원 △부동산 현장동행 서비스 △재무설계와 재정관리 교육 △재정코칭을 통한 자산형성관리 지원 등이다.

카카오뱅크도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모두의 자립’프로젝트를 위해 아이들과미래재단에 총 1억6000만원을 기부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올 5월부터 연말까지 자립준비청년 및 보호대상아동 70여명을 지원한다.

한국씨티은행은 벤처기업 루트임팩트와 공동 채용 및 교육프로그램 ‘임팩트커리어Y(Youth)’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청년들을 위한 커리어 포럼과 채용 플랫폼 등을 통해 직접적인 채용 기회를 제공하고, 채용 후 직무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청년들이 조직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020년부터 한국구세군과 함께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고 있다. 보육시설 퇴소를 앞둔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립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소서 컨설팅과 모의면접 등 보호종료 청소년들이 퇴소 후 빠른 취업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KB증권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자립뚝딱 깨비증권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KB증권은 자립준비청년에게 글로벌 및 디지털 분야 관련 자격취득 과정과 활용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정기적인 멘토링 활동과 심리상담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이 상생금융지원책을 통해 차주들에게 약속한 혜택은 총 1조1479억원으로 은행권이 9524억원, 여신전문업권이 1955억원 등 규모다. 8월 말까지 목표치의 41%에 해당하는 4700억원이 우선 집행됐으며 혜택을 본 소비자 수는 은행권 기준 약 174만명으로 추산된다.

대한금융신문 이연경 기자 lyk@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