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8주년 기획]
고물가·고금리에 흔들리는 자영업자
맞춤 금융지원과 경영 컨설팅 잇따라

언제나 금융산업은 높은 사회적 책임이 뒤따라왔다. 이번 정부 역시 ‘포용’에 이어 ‘상생’을 주요 화두로 내걸고 있다. 실물 경제를 기반으로 한 금융산업에서 발전과 상생은 불가분의 관계다. 대한금융신문은 지속가능한 선순환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금융사의 사회적 행보를 지역사회·청년·소상공인·중소벤처 네 가지 영역에서 짚어본다.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되고 고금리에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소상공인의 한숨이 깊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코로나19 시기 연기됐던 대출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자 대출 연체와 폐업 위기에 내몰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지난 9월 체감 BSI는 70.5다. BSI 수치가 100을 넘어서면 경기 호전,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전망하는 업체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음식점업, 가정용품, 의류·신발 업종의 수치는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소상공인이 뽑은 체감경기 악화의 배경은 소비 위축이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부담, 인건비 상승, 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 등이 촘촘하게 얽혀있다.

여기에 늘어난 빚을 버티지 못한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이어지면서 고용보험을 해지하거나 체납 기간 장기화로 피보험자격을 잃는 사례도 많아졌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정부의 정책에 맞춰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을 포용하기 위한 금융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대출 금리를 낮추고 만기를 유예해주는 금융 지원 이외에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컨설팅 제공 등 방식이 다양하다. 

 


대출 이자 낮추자, 돈 푸는 금융사들


금융사의 대표적인 소상공인 지원책은 대출 부담을 낮춰주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은행들은 앞장서 보다 저렴한 금리의 대출 상품을 내놓고, 이자 유예를 지원해 소상공인의 채무 조정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금융당국 주도 하에 상생금융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혜택을 본 이들도 많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취약차주·소상공인을 위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지원된 상생금융 금액만 무려 1조원이 넘었다. 혜택을 본 은행권 소비자수는 174만명에 달했다.

먼저 우리은행은 △전국민 대상 실질적 금융패키지 제공 △지속성 있는 금융지원 방안 마련 △상생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기능 운용을 상생금융 3대 원칙으로 세우고, 총 20조원 규모의 우리상생금융 3·3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상생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은행은 소상공인에게 저금리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우리 사장님 생활비 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사업장을 1년 이상 영위한 개인사업자로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저소득 사업자 대상이며, 5%대 저금리로 총 5000억원 한도로 제공한다.

대출한도는 개인별 등급에 따라 최대 2000만원이고, 금리는 확정금리 5.5%다. 우리은행에 대출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업자의 경우 0.5%포인트 금리 인하 우대도 적용받는다. 다만, 확정금리는 최초 1년만 적용되며, 기한연장 시에는 개인별 산출금리를 적용받는다.

KB국민은행은 고금리, 경기둔화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올 초부터 ‘중소기업·자영업자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은행연합회 차원의 ‘은행권 공통 지원 프로그램주)’과는 별도의 프로그램이다. 

금융 지원 방안으로는 △금리 인하 프로그램 △특별 금리 우대 프로그램 △신용보증 특별출연을 통한 신규 대출 등이 있다. 중소법인의 대출 금리가 7%를 초과할 경우 7% 초과분에 대해 최대 2%포인트를 인하해 준다. 또 신규 대출 신청 시 대출 조건에 따라 1.5%포인트 수준의 우대금리를 지원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연말까지 ‘KB비대면소상공인대출’의 우대금리를 최대 0.50%포인트 확대한 바 있다. 이 대출은 최대 1억원까지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365일 24시간 신청이 가능한 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신용대출이다.

8개 전업카드사 모두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금융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전체 규모는 2조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 6월 우리카드가 업계 최초로 2200억원 규모의 금융 취약계층,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내놓자 이후 현대카드가 4000억원, 롯데카드가 3100억원, 신한카드가 4000억원, 하나카드가 3000억원, KB카드가 3857억원 규모의 상생 보따리를 풀었다.

카드사들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상품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상품의 금리를 할인하는 식으로 상생안을 마련했다. 특히 카드업계 1호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선보인 우리카드의 사례는 금융감독원 주관 ‘상생·협력 금융 신상품’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카드의 금융 취약계층의 정상화를 위한 프로그램은 자사대출 연체자 대상 7.5% 고정금리 대환대출 신상품 ‘상생론’, 신용카드·대출·할부금융 연체금액 감면율 10%포인트 확대, 연소득 2000만원 이하 대출 신규 대출금리 4%포인트 인하(9.4% 고정금리 제공) 등이 있다.

금융사들의 노력에도 장기화된 경기 악화로 부채가 늘어나고,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돼 실제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대출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가 45.9%로 1위를 차지했다.

 


함께 성장해야…소상공인에 맞춤형 지원


은행권은 체계적인 컨설팅 지원을 통해 소상공인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선 시중은행은 본점 전담부서나 컨설팅센터를 통해 창업과 상권분석, 경영자문, 금융상담 등 경영컨설팅 무료 제공에 나서고 있다.

창업과 사업역량 강화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구성된 장·단기 집합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거래여부 관계 없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예비사업자, 소상공인, 업종전환 등을 희망하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 창업아카데미’와 ‘KB 소호 멘토링스쿨’ 등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협약기관 컨설팅 프로그램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수행하기도 한다.

우리은행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반성장몰 지원을 약속했다. 동반성장몰이란 기업 및 공공기관 등의 임직원이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구축된 상생형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동반성장몰은 현재 68개 기업과 148개 공공기관에서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동반성장몰을 도입해 중소기업과 상생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대표 소상공인 지원 서비스는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땡겨요’다. 땡겨요는 소상공인 사장님들을 위해 낮은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고 빠른 정산을 제공하고 있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 동네 배달 앱’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땡겨요는 지난 2020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이후 고객 260만명, 가맹점 12만곳을 확보했다.

땡겨요는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덜고, 이용자인 고객에게는 지역사랑상품권 결제와 이용금액의 1.5% 적립이라는 혜택이 돌아간다. 배달라이더에게도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 파워온 스토어’ 프로그램을 통해 총 5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에 나섰다. 하나 파워온 스토어는 지난해 4월 하나금융그룹이 소상공인의 사업장 환경 개선과 사업에 필요한 컨설팅을 통해 소상공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ESG 프로그램이다.

여름철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소상공인의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해서 △고효율 에너지 기기 지원 △전기료 절감 시스템 설치 지원 등 총 30억원 규모의 지원을 시작했다. 전국에 있는 1360여 개소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장별 최대 150만원을 지원한다.

노후된 냉난방기기 등을 고효율 기기로 교체하고, 330여 개소의 사업장에는 사업장별 300만원을 지원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선정한 우수 기술 보유 중소기업의 전기료 절감 시스템 설치를 지원함으로써 소상공인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BC카드는 주류·푸드 스마트 오더 플랫폼 운영사 ‘보나캠프’와 협업해 소상공인 지원에 나섰다. 보나캠프가 운영 중인 ‘겟주(getju)’는 전문 주류(와인, 위스키, 전통주 등) 유통 플랫폼이다. 양사는 △겟주 내 결제시스템 도입 협력 △멤버십 형태 서비스 공동 출시 △가맹점 기반 소비자 데이터 분석 등을 진행 예정이다.

이외에도 BC카드 가맹점 빅데이터 기반으로 소상공인 주류 소매점의 매출확대 및 단골고객 확보 등 마케팅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소상공인과 함께 팝업스토어를 직접 운영하는 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이달 5일부터 카카오페이는 ‘오래오래 함께 가게’ 2차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생활용품, 문구류, 수공예 액세서리 등 소상공인 및 소기업 브랜드 70여곳의 물품을 판매했다.

‘오래오래 함께 가게’는 카카오페이와 함께일하는재단이 마련한 소상공인 오프라인 판매경로 지원 사업이다. 지난 8월부터 두 달간 서울숲 인근에서 운영한 1차 팝업스토어에 이어, 이번 2차 팝업스토어는 서울 광진구 건대 커먼그라운드에서 오는 11월 3일까지 한 달간 운영된다.

카카오페이는 “1차 팝업스토어에 이어 새로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운영되는 2차 ‘오래오래 함께 가게’를 통해 입점 소상공인 분들이 많은 시민들의 응원과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카카오페이 고유의 ESG 가치를 전하고 소상공인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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