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총계 2천억 이상 기준
미래에셋운용 1강 ‘압도적’

지난해 전체 자산운용사 당기순이익의 과반이 자본총계 2000억원을 넘는 상위 10개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운용사 10곳의 당기순이익은 83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462개 자산운용사 당기순이익(1조5543억원)의 53%에 해당하는 규모다.

1위는 3조3160억원의 자본총계 규모를 나타낸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몸집이 큰 만큼 영업이익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운용은 41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체 운용사 당기순이익 2위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889억원)의 5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미래에셋운용이 초격차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사업 확장의 영향이 크다. 해외법인 등 계열사의 지분법 관련 평가이익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운용의 국내외 전체 운용자산(AUM) 300조원 중 120조원을 해외 16개국에서 운용 중이다. 

주력은 상장지수펀드(ETF)다. 연초 기준 미래에셋운용이 운용하는 전 세계 ETF 규모는 570여개, 순자산은 141조원에 이른다. 현재 국내 전체 ETF 시장(130조원 대) 보다도 규모가 크다. 

자본총계 2~10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한화자산운용 296억원 △삼성자산운용 795억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889억원 △이지스자산운용 583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254억원 △KB자산운용 598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 193억원 △신한자산운용 270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 324억원 등을 기록했다. 

반면 자본총계 하위 50개 운용사는 2개사를 제외한 모든 회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들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233억원에 이른다.

운용사의 자본 규모에 따라 실적이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최근 몇 년 자산운용사의 주 수입원은 ETF, 타겟데이트펀드(TDF),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중심으로 개편됐다. 과거 주류였던 공모펀드와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운용사의 주력 운용부문에 따라 양극화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회사 규모를 떠나 부동산 중심 대체 부문에 주력한 운용사는 실적 악화를 피해가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경우 소위 잘나가는 ETF, TDF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어려워 극적인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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