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금조달 진단➄]
비용절감 위해 조달전략 급선회
작년 누계순익 1위 달성 쾌거도

2022~2023년 1분기 삼성카드 CP 발행 추이
2022~2023년 1분기 삼성카드 CP 발행 추이

2023년 4월 19일 18:3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자금시장이 카드사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높아진 조달비용에 할부혜택 축소 등 영업환경이 바뀌는 모양새다. 단기자금을 늘리거나 조달방식을 다각화해 대응하지만,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대한금융신문은 카드사별 자금조달 전략을 짚어본다.

삼성카드가 단기 기업어음(CP)에도 손을 대는 모습이다. 재무 안정성을 위해 장기물 위주로만 발행해 오던 삼성카드가 비용 절감을 위해 조달전략을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카드는 만기 1년 이하 단기물로만 4000억원의 CP를 발행했다.

단기 CP를 늘려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상 투자자에게 기회비용이 적은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발행금리가 낮게 책정된다.

이전까지 삼성카드는 단기물에 의존하지 않는 카드사로 평가됐다. 지난 2018~2021년 중 2019년(3.3%)을 제외하곤 단기차입을 일절 하지 않은 까닭이다.

앞서 삼성카드가 CP 시장에서 유례없는 장기물을 발행한 영향도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0년물과 7년 6개월물 등 장기CP 만기 최장기록을 연달아 갱신한 바 있다.

삼성카드가 조달전략을 선회한 건 지난해 조달 단기화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월부터 단기CP 발행을 이어나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카드의 누계 순이익은 6171억원으로 업계 선두인 신한카드(6096억원)를 제치고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을 거뒀다.

이러한 성과에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달비 절감에 힘쓴 덕분이라고 바라봤다.

최 연구원은 올 2월 “(지난해 4분기) 신규 조달금리는 4.8%까지 올라갔지만 총차입금리는 2.6%로 전 분기 대비 18bp(1bp=0.01%) 상승에 그쳐 금융비용이 우려보다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의 단기자금 조달에 따른 이익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8일 "전 분기 대비 하락한 (올 1분기) 신규 조달금리로 이자비용 증가세 둔화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단기 CP를 늘린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일시적인 자금소요에 따라 단기차입금을 조달하기도 하나, 장기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만기를 안정적으로 분산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카드의 90일 커버리지 비율은 212%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이 수치는 90일 이내 만기도래 차입 부채 대비 즉시 가용 유동성 자산을 얼마나 보유했는지를 나타낸다. 클수록 단기 유동성 리스크 대응력이 좋다고 볼 수 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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