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생활돋보기 11]
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급한 목돈이 필요한 순간이 발생하곤 한다.
이럴 때 많은 사람이 대출 상품을 찾곤 하는데, 단기간에 상환할 계획이라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유연하게 자금 운용이 가능한 ‘마이너스통장’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마통’이라고 줄여 불리기도 하는 마이너스통장은 은행이 취급하는 신용대출 상품 중 하나로 정식 이름은 ‘한도대출’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계좌를 통해 정해진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에 필요한 만큼 돈을 꺼내 쓰는 형태로 대출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잔고가 100만원인 통장에 500만원 한도인 마이너스통장을 실행하면 총 600만원까지 자유롭게 돈을 찾아 사용할 수 있다. 이자는 정해진 금리에 따라 매일매일 이자 계산 시점에 누적된 마이너스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단기간 자금 운용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상품이지만 급하게 실행하는 데 있어 간혹 걸리는 문제가 재직 기간이다.
은행은 마이너스통장이 신용도를 기반으로 내주는 대출인 만큼 고정 소득 유무 판단을 위해 신청 요건으로 일정 기간 이상의 재직 기간 충족을 제시한다.
대부분 1년 이상인데, 대출 시점에 맞물려 갑작스러운 이직 이슈가 있었다면 신용점수 관리를 잘 해왔더라도 문을 두드리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재직 기간 요건이 없는 상품도 있긴 하지만 최대 한도가 300만원으로 낮은 비상금(소액)대출이거나 6~10%대 중금리로 이용해야 하는 서민대출로 운신의 폭이 좁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선 간발의 수요까지 노리는 이들이 있기 마련. 재직 기간과 무관하게 마통을 뚫을 수 있는 창구를 살짝 열어둔 은행이 있다.
대표적으로 IBK기업은행의 비대면 한도대출 ‘i-one 중기근로자우대’는 신청자의 연소득이나 재직 기간에 요건을 두지 않는다.
현재 재직 중이기만 하면 최대 1000만원까지 한도대출을 받을 수 있고 거래실적에 따라 급여를 받는 모든 직장인에게 최대 연 0.9%, 중소기업 근로자는 최대 1.3%까지 금리를 감면해준다.
우리은행 ‘우리 첫급여’도 1개월 이상 재직 중이라면 개설할 수 있다. 단 재직 기간에 따라 한도가 1500만~8000만원으로 차이나며 비대면으로 신청하려면 재직 기간으로 3개월은 채워야 한다.
경남은행의 ‘BNK모바일’의 경우 건강보험료를 3개월 이상 납부한 급여소득자나 국민연금을 6개월 이상 납부한 기타소득자를 대상으로 한도대출을 열어준다.
현재 직업이 정규직 공무원이거나 군인(중사 이상), 교사인 경우에는 KB국민은행 ‘직장인든든’ 한도대출을 재직 기관과 무관하게 최대 50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마통은 단기간 자금 융통에 최적화된 상품이지만 이자를 생각지도 않은 채 편하다고 마구 쓰게 되면 대출 악순환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며 “정확한 용도와 상환 기간을 명확히 정해 놓고 계획에 맞춰 써야하며 아무리 급한 상황일지라도 본인에게 꼭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