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두 브랜드 KOSEF 영향력 미미
두달 연속 역성장…한화에도 6위 뺏겨
타사와 달리 차별상품 개발 못한 영향

2023년 6~8월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순자산 추이(자료: 예탁결제원)
2023년 6~8월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순자산 추이(자료: 예탁결제원)

2023년 9월 oo일 oo:oo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선두 주자였던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는 경쟁사와 달리 이렇다 할 간판 상품을 배출하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키움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올 7~8월 두달 연속 감소<표 참조>했다. 두달 간 매월 2500억원씩 성장한 한화자산운용에도 순자산 기준 6위를 내줬다.

순자산 1조원 이상 운용사 중 키움운용보다 최근 1년간 성장세가 낮은 회사는 NH아문디자산운용뿐이었다.

키움운용의 올 7월말 ETF 순자산은 2조9300억원으로 전년 동월 1조9800억원 대비 95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KB자산운용 2조5800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 1조8200억원 △신한자산운용 1조3200억원 △한화운용 9700억원으로 모두 키움운용보다 큰 증가량을 보였다.

키움운용의 장점이었던 국내 ETF 선두 브랜드 ‘KOSEF’라는 상징성이 옅어진 게 컸다. 예전만 하더라도 인도Nifty50, 달러 선물 ETF 등 KOSEF를 상징하는 대표 상품이 있었지만, 타사에서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키움운용은 1년간 △채권형 3900억원 △주식형 3100억원 △파생형 2600억원씩 증가에 그치는 등 총 순자산 성장을 견인할 만한 부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위 4곳은 ETF 브랜드를 대표할 만한 특색 있는 상품 중심으로 성장했다. 해당 기간 채권에 강한 면모를 지닌 KB운용은 채권형에서만 2조2700억원 확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테마주로 부상한 신한운용은 주식형에서 9400억원 증가했다.

한투운용과 한화운용 역시 글로벌 ETF와 국내 최초 상품에 집중하며 채권형에서 각각 1조2600억원, 8100억원씩 늘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키움운용이 부진한 건 대표 상품이 부재한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과거 KOSEF하면 달러 선물, 인도 니프티가 떠올랐지만 현재는 비슷한 상품을 낸 대형사에 시장수요를 뺏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일하게 2개 브랜드(KOSEF, 히어로즈)로 나눠 운용하는 전략을 쓰다 보니 타사에 비해 브랜드 컬러를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키움운용 관계자는 “키움운용은 주식·채권·파생형 등 여러 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달성한 것을 긍정적 성과로 본다. 다양한 시장 국면에서 투자자에게 고루 어필할 수 있는 기틀을 갖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KOSEF 브랜드는 삼성 KODEX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출시된 ETF로, '원조 ETF 브랜드'로서의 파워가 있다고 본다. 히어로즈 역시 키움증권 MTS '영웅문'과의 연계성, 야구단 히어로즈와의 시너지 효과 등 긍정적으로 본다”라면서도 “다만 브랜딩 관련해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이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KOSEF와 비슷한 시기 출범한 삼성자산운용 KODEX의 경우 장기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새로운 상품들을 지속 상장하는 등 시장을 선도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