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3월’ 취급액 전년대비 반토막
낮은 한도에 무색해진 저금리 메리트

2022년 4월 7일 14: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 오토론(자동차 구매자금 대출)이 올해 들어 자동차 금융 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반도체 이슈로 자동차 판매가 적어진 데다, 대출 규제 한파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대폭 줄어든 탓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신차 구매 대상 오토론 취급액은 595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은 내수 자동차 시장 판매 성수기 임에도, 지난 1월(666억원), 2월(954억원) 취급액을 넘어서지 못했다. 전년 3월(1157억원)과 비교해선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오토론 취급 실적 부진은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지난해만 해도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린 소비 심리가 고가의 자동차 구매로 연결되며 관련 대출 수요가 증가했으나 올해는 반도체 이슈로 신차 출고가 지연된 여파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21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는 1년 전보다 9.0% 감소한 173만4581대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판매량인 182만2000대의 약 90% 수준이다.

지난해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대상이 확대된 것도 은행 오토론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 DSR이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DRS 규제가 강화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은행들은 금융위원회 옴부즈만(금융규제 정비 자문기구)에 오토론의 경우 자동차 구입 목적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이 불가하다며 DSR 산출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면 오토론과 같은 용도인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은 DSR 규제 대상에 빠져있어 불리한 경쟁을 이어갔다.

은행 오토론은 SGI서울보증보험 보증으로 취급돼 대부분 2% 초반대로 운용된다. 3~6%대인 카드사, 캐피탈사 자동차 금융 상품보다 낮은 금리를 무기로 삼았지만, 한도가 넉넉하지 못하다는 점은 영업에 한계가 됐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부실위험이 적은 SGI 보증 담보 오토론까지 취급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이슈로 시장 자체가 위축되기도 했지만, 규제 여파도 크게 작용했다. ESG경영과 맞물려 친환경 소비차와 연계한 오토론 판매 증대에 주력하고 있으나 오토론이 가계대출로 잡힌다는 게 걸림돌”이라며 “올 하반기 DSR 규제가 2단계로 더욱 강화되면 고객들이 저리의 오토론을 받지 못하고, 2금융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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