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0종목 2년 평균 PBR
따지니…4대지주 모두 0.5배↓
조기공시 특례 없인 ‘불가능

[밸류加] 밸류업의 가치를 더하다. 주요 상장사의 밸류업 공시를 핵심 지표를 통해 살펴봅니다. 

은행주가 밸류업 지수서 전멸할 뻔 했다. 금융업권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PBR이 발목을 잡았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KRX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은행(WICS 기준)주는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 2종목에 그쳤다.

이마저도 밸류업 조기 공시로 인한 특례편입이다. 한국거래소가 규정한 밸류업지수 기준편입 요건에 맞는 은행주는 단 1개도 없었다.  

이에 반해 증권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다우테이타가 보험에서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이 지수 기준편입 요건에 맞춰 편입됐다.

은행권 기준편입이 전멸한 이유로는 금융업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뽑힌다.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기준편입 요건으로 최근 2년 평균 PBR이 산업군별 상위 50% 이내 또는 전체 순위 비율 상위 50% 이내 기준을 충족할 것을 명시했다. 

은행주의 산업 비교군은 ‘금융업’이다. 같은 업종으로 묶은 증권주와 보험주 대비 낮은 PBR은 은행주의 기준편입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한금융신문이 밸류업지수에 기준편입된 기업의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2년 영업(거래)일 평균 PBR을 살펴본 결과, 메리츠금융지주가 1.26배로 가장 높았다.

뒤 이어 △다우데이타 0.8배 △DB손해보험 0.71배 △삼성화재 0.7배 △키움증권 0.64배 △현대해상 0.53배 △한국금융지주 0.51배 순으로 모두 0.5배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동 기준 밸류업 조기 공시 특례로 편입된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의 PBR은 각각 0.42배, 0.35배, 0.46배로 모두 0.5배를 밑돌았다.

밸류업 예고공시에 그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PBR 역시 각각 0.44배, 0.37배로 증권과 보험 대비 낮은 PBR을 기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낸 밸류업 지수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은행주가 시가총액, 수익성, 연속환원 요건을 모두 만족했지만, 최근 2년 평균 PBR이 0.2~0.4배에 불과한 대형은행은 편입 기준상 모두 탈락했다”고 분석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밸류업 의지를 확실하게 드러낸 지주사들만 지수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과 증권 대비 낮은 PBR 탓에, 은행권 지주사의 지수편입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전했다. 

한편 WICS는 에프엔가이드가 만든 섹터 분류 기준으로, 한국거래소가 산업분류 기준으로 잡은 GICS(글로벌 산업분류 기준)를 국내 실정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다.  

WICS 기준 대분류 ‘금융업’에 포함되는 세부 업종은 은행과 증권, 보험, 부동산, 다각화된 금융(창업투자, 카드) 등이 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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