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취 없애려 누룩 줄이고 쌀누룩 늘려서 양조
경쾌한 소주맛 위해 감압 증류, 최소 100일 숙성

▲ 박재서명인안동소주 박찬관 대표가 식품명인체험홍보관을 찾은 체험객에게 ‘명인안동소주’를 설명하고 있다.
▲ 박재서명인안동소주 박찬관 대표가 식품명인체험홍보관을 찾은 체험객에게 ‘명인안동소주’를 설명하고 있다.

안동소주를 기억하는 기성세대는 누룽지 같은 구수한 향과 흙내와 지푸라기 냄새를 추억한다. 뜨거운 밥그릇을 덮고 있던 주발에 따라서 ‘거냉’, 즉 차가운 소주의 기운을 날린 뒤 반주로 한두 잔 마셨던 안동소주는 그런 맛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안동소주는 그렇지 않다. 안동소주를 만드는 증류소가 8곳이 있지만, 모두 제조법이 다르고, 그래서 맛도 다르다. 이런 변화는 안동소주를 마시는 소비자의 입맛 변화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 

“술은 현재를 담아내야 합니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서 시대의 맛을 담아야 계속 찾는 술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중순 대한민국식품명인협회 식품명인체험홍보관(관장 조윤주)에서 가진 박재서명인안동소주(이하 명인안동소주) 체험행사에서 박찬관 대표는 안동소주의 현재성을 강조했다. 명인안동소주는 과거의 입맛이 아니라 현재의 입맛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의 명인안동소주 설명을 좀 더 따라가 보자. “예전에는 쌀 반 누룩 반을 넣고 술을 만들어서 누룩내가 심했다. 그래서 명인안동소주는 누룩내를 싫어하는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해  누룩량을 쌀량의 1/5로 줄였다”고 박대표는 말한다. 부족한 당화력은 쌀누룩을 넣어서 보충해서 빚되 누룩취는 최소한으로 줄이는 제조법을 채택한 것이다. 

이와 함께 명인안동소주는 밑술을 포함해 4양주 방식으로 만들어 완성된 술덧의 알코올 도수가 19도 안팎이다. 그래야 증류할 때 증류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 안동소주의 묵직한 맛보다는 경쾌하게 마실 수 있는 음용감을 주기 위해 감압방식으로 증류한다. 이렇게 증류하면 무거운 맛과 향을 내는 고비점 물질이 적게 넘어와 깔끔한 맛을 갖게 된다. 특히 명인안동소주는 숙성에도 많은 시간을 들인다. 증류한 술은 최소 100일 이상 숙성한다. 최대한 거친 술맛을 제거하기 위한 양조장의 노력이다. 그 덕분에 명인안동소주는 부드러운 술맛으로 유명하다.  

박찬관 대표의 명인안동소주에 관한 개괄적인 소개 뒤에 본격적인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체험 내용은 ‘막걸리 빚기’와 ‘증류 시연 체험’ 그리고 ‘명인안동소주를 이용한 칵테일(하이볼) 제조’로 이어졌다. 

막걸리 빚기는 1인당 500g의 고두밥과 누룩 100g, 그리고 물 900ml를 치댄 뒤 준비된 발효통에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찬관 대표는 다 된 막걸리는 거른 뒤 기호에 맞게 물을 더 타서 마시거나 원주 그대로 음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젊은 입맛을 고려해 사이다를 넣어서 탄산막걸리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 명인안동소주를 이용한 칵테일을 시연하고 있는 ‘잔잔’의 이창호 매니저
▲ 명인안동소주를 이용한 칵테일을 시연하고 있는 ‘잔잔’의 이창호 매니저

막걸리 빚기가 끝난 뒤에는 바로 준비한 작은 소줏고리에 명인안동소주의 술덧을 넣고 증류를 시작했다. 증류가 되기 위해선 술덧이 충분히 끓어야 하므로 중간 시간을 이용해서 명인안동소주를 이용한 칵테일 제조법을 소개했다. 이날 칵테일 제조 시연은 장생건강원(칵테일바)에서 교육받은 안동대학교 4학년 이창호 매니저가 맡았다. 명인안동소주는 일자리 창출과 안동소주 홍보를 위해 안동역 앞에 ‘명인안동소주브랜드관 잔잔’을 개관했다. 이 곳에선 ‘안동사워’. ‘안동하입보이’, ‘카페인안동’, ‘안동한량’ 등의 칵테일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날 이창호 매니저는 ‘안동사워’와 ‘안동한량’을 시연한 뒤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안동소주하이볼’도 소개했다. 

한편 박찬관 대표는 안동소주를 널리 알리기 위해선 안동소주를 만드는 양조장이 40개는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안동시가 전통주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안동소주가 궁금해서 안동을 찾는 소비자들이 찾아갈 수 있는 양조장이 많아야 관광하는 재미가 있다는 뜻도 담겨 있다. 박 대표의 말처럼 더 많은 안동소주 증류소를 기대해 본다.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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