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숙 명인, 해조류 부각 만들기 체험 행사 가져
통일신라 때부터 만들어왔던 역사 깊은 전통음식

부각은 통일신라 때부터 만들던 전통음식이다. 지난해 말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선 오희숙 식품명인의 ‘부각’ 체험행사가 있었다. 사진은 오 명인이 부각을 튀겨내는 모습이다.
부각은 통일신라 때부터 만들던 전통음식이다. 지난해 말 식품명인체험홍보관에선 오희숙 식품명인의 ‘부각’ 체험행사가 있었다. 사진은 오 명인이 부각을 튀겨내는 모습이다.

잎이 얇은 잎채소 또는 얇게 저민 뿌리채소, 미역·김·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에 풀을 칠하고 말린 뒤 기름에 튀겨낸 음식을 ‘부각’이라고 한다. 반찬으로도 먹지만 간식거리로 많이 찾는 음식이다. 특히 외국에선 건강 음식으로 알려져 수출이 늘고 있는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다.

공식 기록에 나와 있는 부각의 역사는 통일신라 때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통일신라의 두 번째 임금, 신문왕 3년(683년), 왕비를 맞는데 폐백 음식에 각종 부각이 언급돼 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부각은 전국에 고루 퍼진 음식이다. 특히 우리 음식은 기름에 튀긴 경우가 없어서, 부각이 거의 유일한 튀김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지난달 13일 대한민국식품명인협회 식품명인체험홍보관(관장 조윤주)에서 ‘부각’으로 처음 식품명인(제25호)이 된 오희숙 명인의 부각 체험행사가 있었다. 오희숙 명인은 지난 2004년, 경남 거창의 파평 윤씨 집안의 내림 음식인 부각으로 식품명인이 되었다.

이날 행사에서 오희숙 명인은 김과 다시마, 미역 3종류의 해조류 부각 제조법을 체험객들에게 소개했는데, ‘풀 바르기’와 ‘튀기기’가 중심이었다. 풀 바르기는 부각의 맛과 식감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오 명인은 찹쌀풀만 쓰면 식감이 질겨지고 씁쓸한 맛이 난다며 찹쌀과 멥쌀, 감자전분을 섞어서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추천 비율은 ‘8대1대2’이다. 그래야 식감이 좋아진다는 것이 오 명인의 설명이다.

다음은 부각재료에 풀 바르는 순서다. 하지만 재료별로 수분율이 달라 풀칠하는 양도 차이를 둬야 한다. 김의 경우 풀을 바른 뒤 처짐 현상을 막기 위해서 중량감이 있는 두꺼운 김(장당 300g 이상)을 선택한다. 풀의 양은 한 움큼보다 적은 양인데, 많으면 식감이 딱딱해진다. 그리고 풀은 매끈한 면에 발라야 작업이 수월하다.

오희숙 명인은 김부각의 경우, 지금이 제철이라고 말한다. 12월부터 2월 말까지 생산되는 김이 향기와 맛에서 가장 좋다는 것이다. 이어 시연으로 보여준 다시마에는 김보다 풀의 양을 많이 잡았다. 이유는 다시마에 수분이 많으므로 긴 건조시간 동안 풀이 남아 있게 하기 위함이다. 미역은 김과 다시마의 중간 정도의 양을 바르면 된다.

이렇게 풀을 바르면 건조기나 전기장판 위에 고루 펴서 말릴 것을 오 명인은 추천한다. 김의 경우 건조기에서 6시간(60℃) 정도, 다시마는 더 높은 온도에서 10시간 이상을 건조시키면 된다. 

이제 남은 것은 본격적인 부각 만들기다. 오 명인은 미리 풀을 발라서 말려온 반제품 부각을 하나씩 시연하면서 튀김 기술을 전해주었다. 김의 경우는 180℃ 이상에서 3~4초 정도 두면 된다. 넣자마자 바로 꺼낸다고 보면 될 듯하다. 다시마는 이보다 높은 208~210℃, 미역은 215℃에서 튀기면 된다. 튀김 시간은 김보다 2초 정도 더 잡으면 된다.

이렇게 튀겨진 부각은 설탕과 소금을 배합한 조미료를 묻혀서 바로 먹으면 된다. 오 명인이 상업적으로 만들고 있는 부각은 철저히 탈유 과정을 거친다.

부각 재료 1kg를 튀기면 1.3kg이 되는데, 튀김 과정에서 증발하는 수분량까지 고려하면 제법 많은 양의 기름이 부각 안에 들어온다. 그래서 탈유기에 넣고 기름을 빼서 다시 1kg으로 무게를 줄인다고 한다. 일반 가정에서는 채소탈수기를 이용하면 된다.

오희숙(사진 왼쪽) 명인은 지난 2004년 농림식품부의 식품명인으로 지정되었고, 지난해 연말에는 딸인 윤효미 씨가 해양수산부의 수산식품명인으로 지정되었다. 모녀가 명인이 된 첫 사례다.
오희숙(사진 왼쪽) 명인은 지난 2004년 농림식품부의 식품명인으로 지정되었고, 지난해 연말에는 딸인 윤효미 씨가 해양수산부의 수산식품명인으로 지정되었다. 모녀가 명인이 된 첫 사례다.

오 명인의 부각은 지난해 국내 판매보다 수출이 더 많았다고 한다. 전체 매출이 220억 원인데, 수출이 120억 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오 명인은 딸이자 전수자인 윤효미 씨와 함게 ‘하늘바이오’라는 부각 전문 생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윤효미 씨는 지난해 말 김부각 부분에서 해양수산부 수산식품명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로써 모녀가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첫 번째이자 유일한 사례가 됐다.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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