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CSM 2.3조…연초대비 3%↓
경험조정액 4300억 내외 추산돼
무해지 타격 가장 클 보험사였지만
매출 비중 낮은 삼성·KB 더 타격
RAAS평가 촉각…21년 이어 두번째

2025년 2월 18일 11:04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의 ‘예외모형’ 사용이 예상되는 결산 실적 공시가 올라오면서 금융감독당국 한 발짝 물러난 모양새가 됐다. 

18일 롯데손보에 따르면 작년 결산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2조3202억원이다. 신계약 CSM으로 4800억원을 거뒀고, 2254억원을 보험손익으로 상각했다. 

이를 통해 추산한 롯데손보의 경험조정액 규모는 연간 4300억원 내외, 4분기 기준 2200억원 수준에 그친다. CSM 무브먼트 구성항목의 하나인 보험금융손익(이자부리)은 CSM 잔액을 기준으로 산출돼 분기별 차이가 크지 않다. 

경험조정액 규모를 볼 때 결산 실적에 무·저해지환급형보험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원칙모형)이 아닌 예외모형 사용이 예상되고 있다. 이외 공시이율 예실차나 손해율의 연령별 구분 등의 당국 가이드라인을 모두 반영한 효과로는 상당히 적은 조정액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작년 상반기 기준 손해보험사 가운데 무·저해지보험 누적 판매량(원수보험료)이 전체 보장성보험의 36%로 가장 많았던 회사였던 만큼 원칙모형 적용에 따른 CSM 감소폭이 상당했을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원칙모형을 사용한 회사만 지난해 CSM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의 원수보험료 기준 장기보험 내 무·저해지보험 비중은 각각 21%, 10%에 그친다. 

삼성화재의 경우 작년 한해 총 8100억원의 경험조정이 발생했고, 이 중 5000억원이 4분기 결산시점의 가이드라인 반영 효과였다. KB손보 역시 가이드라인 반영으로 연간 경험조정 규모가 9000억원대에 이르면서 CSM잔액이 연초 수준까지 회귀했다.

CSM이 줄면 킥스상 가용자본을 구성하는 조정준비금 규모도 함께 감소한다. 실상 롯데손보의 예외모형 사용에 따른 CSM 순감규모로 볼 때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125%까지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빅튜라의 주식담보대출(주식근질권설정)의 EOD 기준은 킥스비율 125%다. 작년 3분기 롯데손보의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은 159.8%로 EOD까지는 약 35%포인트(p) 차이다. 결산 시점까지 약 6300억원 정도의 자본 순감이 이뤄질 경우 125%를 하회, 원리금 상환이 발동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보험사의 원칙모형 사용을 전방위 압박하던 금감원도 한 발짝 물러선 모양새가 됐다. 원칙모형 사용으로 CSM이 하락하고, 손실계약 발생이 당기손익에 반영돼 적자 전환할 경우 롯데손보의 자본감소 규모가 상당할 전망이었기 때문이다. 

단 현재까지 금감원과 롯데손보간 재무건전성 관련 논의는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은 지난 5일부터 사실상 후순위채 발행을 막고, 수시검사를 진행 중에 이례적으로 경영진 면담까지 진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뤄진 정기검사 결과와 달리 경영실태평가(RAAS) 변동을 결정하기 위한 요소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AAS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은 자본적정성이다. 해당 수치만 기준 이하여도 전체 등급과 상관없이 경영개선요구를 받을 수 있다.

한편 롯데손보는 지난 2021년에도 RAAS 재검사를 받은 적 있다. 전년 대비 급격히 악화된 지급여력비율(전 RBC) 하락이 그 배경이 됐다. 당시도 금감원은 무해지보험의 계리적 오류를 지적, 이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지급여력비율이 192.9%에서 169.4%로 23.5%포인트 낮아졌다. 

<관련기사: 2021년 3월 19일 본지 보도, [단독] 롯데손보 경영실태 재검사…‘적기시정조치’ 가능성 ↑>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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