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와인대상 다이아몬드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
스파클링 와인 급성장…캠벨 얼리 여전히 시장 주도

▲ 제12회 한국와인대상에서 18종의 와인이 상을 받았다. 스파클링 와인이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여전히 캠벨 얼리와 청수 품종 와인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사진은 이번 품평회에서 골드 이상의 상을 받은 와인이다. 왼쪽부터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 미르아토 샤인머스캣 화이트 스파클링, 한별, 컨츄리 캠벨 드라이, 아마로움 수향, 율 러브 블라썸, 샤토미소 영동, 오미로제 투게더’다.
▲ 제12회 한국와인대상에서 18종의 와인이 상을 받았다. 스파클링 와인이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여전히 캠벨 얼리와 청수 품종 와인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사진은 이번 품평회에서 골드 이상의 상을 받은 와인이다. 왼쪽부터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 미르아토 샤인머스캣 화이트 스파클링, 한별, 컨츄리 캠벨 드라이, 아마로움 수향, 율 러브 블라썸, 샤토미소 영동, 오미로제 투게더’다.

포도의 계절이다. 청포도인 ‘청수’는 이미 수확했지만, 적포도인 캠벨 얼리는 지금 제철을 지나고 있다. 그리고 단맛이 많아 머루포도라고 부르는 ‘MBA(머스캣 베일리 A)’도 수확이 한창이다. 포도의 주산지인 충북 영동에선 내달 11일까지 한 달간 와인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난계 박연을 기리는 영동세계국악엑스포와 함께 엮어 문화로서 한국와인을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축제에 앞서 올해로 12년째를 맞은 한국와인대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모두 27종의 와인이 상을 받았다. 이번 글에선 한국와인대상에서 수상한 와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체 18종 중 골드 이상의 상을 받은 8종의 와인이 오늘 글의 주인공이다. <편집자주>

이번 대회의 수상작을 살펴보면 대략 3가지 정도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상위 입상작이 모두 스파클링 와인이라는 점이다. 최고상인 다이이몬드는 ‘미르아토 로제스파클링’이 선정됐고, 다음 순위인 그랜드골드 두 점도 ‘미르아토 샤인머스캣 화이트 스파클링’(금용농산)과 ‘한별’(264와이너리)이 수상했다.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5%)은 캠벨 얼리, 미르아토 샤인머스캣 화이트 스파클링(5%)은 샤인머스캣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이다. 264와이너리의 한별도 알코올 도수 8.5%의 청수 스파클링 와인이다. 

이와 관련 충북 영동군의 와인생산팀 이민 팀장은 “젊은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읽은 생산자가 많아졌고, 스파클링와인 생산기술이 많이 축적된 결과”라고 수상 결과를 분석했다. 최정욱 소믈리에(최정욱와인연구소 대표)도 “알코올 도수가 낮은 스파클링와인을 즐기는 소비 추세가 주품대회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성비 있는 좋은 와인들의 출현은 국산 과실주 업계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 특징은 캠벨 얼리 품종의 강세다. 레드와인과 로제와인 수상작 6개 중 5개가 캠벨 얼리 품종으로 만든 스틸와인이다. MBA(머스캣 베일리 A)나 산머루 품종 등 경쟁 품종이 존재하지만, 이번 품평회에선 캠벨 얼리 와인이 압도적이다. 이유는 자존심을 걸고 이 품종에 승부를 건 와인 생산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술력이 높아져 품종의 특징을 와인에 잘 담아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화이트와인의 경우 여전히 청수가 우세하다는 점이다. 청수는 품종적 특징이 확실한 포도다. 상큼한 산미가 화이트와인 맛의 베이스를 만들어준다. 따라서 많은 생산자가 여전히 청수를 주력으로 화이트와인을 만들고 있다. 다만 이번 화이트와인의 골드 수상작은 청수와 청향의 블렌딩 제품이다. 새로운 맛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와인을 생산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품평회 수상작의 지리적 특징을 살펴보면 영동군 소재의 와이너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상작 18개 중에서 11개가 영동군 와이너리의 제품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올초 발표한 대한민국주류대상과 여름에 발표한 우리술품평회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와인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온 영동군의 투자가 결실을 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금용농산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
금용농산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

[다이아몬드]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은 충북 영동에 있는 금용농산(대표 전인기)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이다. 금용농산은 올해로 3번 연속 한국와인대상의 최고상인 다이아몬드를 수상했다.  

레드와인을 만드는 주품종인 캠벨 얼리로 만들었다. 알코올 도수는 5%다. 저도주와 스파클링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전인기 대표는 지난 2018년 이 제품을 출시했다. 맛과 향을 해치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맑은 술을 만들기 위해 여과 공정에 공을 들였다. 특히 산미와 감미 발란스, 그리고 탄산의 청량감과의 균형까지 최적 양조 조건을 찾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 대표는 말한다. 

이렇게 만든 로제 스파클링은 지금까지 다양한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한국와인대상은 물론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미르아토 로제 스파클링은 3~8℃의 저온에서 시원하게 음용하면서 피자와 파스타, 로제떡볶이, 과일 등과 즐길 것을 전 대표는 추천했다.

금용농산 ’미르아토 샤인머스캣 화이트 스파클링’
금용농산 ’미르아토 샤인머스캣 화이트 스파클링’

[그랜드골드] 미르아토 샤인머스캣

2025년의 상복을 타고 난 술이다. 지난여름 우리술품평회 과실주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 한국와인대상에서 그랜드골드를 수상했다. 그 덕분에 필자는 이 와인의 수상기를 두 번째 쓰고 있다. 

샤인머스캣은 단맛 중심의 품종 특징 때문에 좋은 주질을 얻기 힘든 포도다. 전인기 대표는 그럼에도 품종의 한계를 극복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도전했다. 그리고 결국 산미를 돋우는 방법을 찾아내 샤인머스캣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었다.  

특히 전 대표는 탄산 주입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탄산의 크기가 술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탄산을 작게 만들어야 스파클링 와인의 음용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적당한 산미를 지닌 샤인머스캣 와인을 2년간 숙성한 뒤 탄산과 함께 병입했다. 이 술은 샤인머스캣 특유의 열대과일 향을 지녔다. 3~8℃의 온도에서 치킨과 피자 등 즐겨 먹는 음식이나 생크림 케이크나 과일과 같은 디저트류와도 조화를 이룬다.

264와이너리 ’한별‘
264와이너리 ’한별‘

[그랜드골드] 한별

경북 안동의 264와이너리(대표 이동수)가 만든 스파클링와인이다. 264와이너리는 ‘청수’품종만 사용한다. 시인 이육사의 ‘청포도’가 와이너리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술 이름 ‘한별’은 이육사 시인의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라는 시제에서 가져왔다. 와인에 담긴 수많은 별(기포)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이동수 대표가 만드는 와인은 직접 재배한 포도를 사용한다. 오염을 막기 위해 열매가 맺기 시작하면 봉지를 씌워서 키운다. 와인 양조과정도 청정환경을 만들기 위해 양조장에 냉각장치를 설치했다. 초기부터 오염원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함이다.

한별은 30일가량 발효한 원주를 1년간 숙성한 뒤 탄산 작업을 거쳐 병입한다. 알코올 도수는 8.5%다. 와인에 바디감을 주기 위해 껍질을 제거하지 않았다. 따라서 타닌감과 쓴맛도 느껴진다. 그래야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단독으로 이 와인을 음용할 수도 있지만, 단맛이 있는 디저트 음식과 함께 즐기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추천 음용 온도는 6~8℃다.

컨츄리와이너리 ’컨츄리 캠벨 드라이‘
컨츄리와이너리 ’컨츄리 캠벨 드라이‘

[골드] 컨츄리 캠벨 드라이

충북 영동의 컨츄리와이너리(대표 김덕현)는 소르빈산 등의 첨가제를 넣지 않고 내츄럴 와인을 만드는 곳이다. 이번 품평회에서 골드를 받은 ‘컨츄리 캠벨 드라이’도 같은 방식으로 만든 와인이다. 그리고 2010년부터 만들어 온 컨츄리와이너리의 시그니처 제품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직접 재배한 캠벨 얼리 포도를 3~4주 동안 발효시킨 뒤 1년에서 1년 6개월가량 숙성해서 캠벨 드라이 와인을 만든다. 앞서 설명했듯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 산화방지제와 보존료는 일절 넣지 않는다. 포도원을 일군 할아버지의 양조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컨츄리 캠벨 얼리는 품종 특유의 진한 과실 향을 느끼면서 가벼운 바디감까지 맛볼 수 있는 와인이다. 김 대표는 산미가 있는 캠벨 드라이를 식전주로 마실 것을 권한다. 식사와 함께 즐기고 싶다면, 해산물 볶음이나 붉은 살 생선요리와 마실 것을 추천한다. 

아침마루와이너리 ’아마로움 수향‘
아침마루와이너리 ’아마로움 수향‘

[골드] 아마로움 수향

화이트와인 부문에서 골드를 받은 제품이다. 경기도 가평 운악산에 있는 아침마루와이너리(대표 김명호)에서 올해 처음 출시한 와인이다. 품종은 청수와 청향 품종 둘을 블렌딩했다.

국산 화이트와인이 청수 주도로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아침마루와이너리에서 새로운 변주곡을 선보인 셈이다. 청수와 청향 품종의 장점을 잘 모아낸 결과, 이번 품평회에서 골드를 수상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아마로움 수향은 포도부터 엄격하게 선별해 양조에 임한다. 이에 따라 22브릭스 이상의 고당도 포도만을 사용하고 있다. 발효 기간은 한 달이며 2차에 걸쳐 진행한다. 1차에선 포도껍질의 향미를, 2차에선 효모가 만드는 향미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사용하는 효모가 남다르다. 독일 리즐링 지방의 효모를 사용하고 있다. 

숙성은 8개월 정도하고 있으며, 마지막 공정은 영하 4℃의 냉동실에서 4일간 보관하며 주석산과 불쾌한 향미를 제거한다. 김 대표는 상쾌한 산미를 가진 수향을 연어회 등의 해산물 또는 한정식과 함께 즐길 것을 권한다. 

율와이너리 ‘율 러브 블라썸‘
율와이너리 ‘율 러브 블라썸‘

[골드] 율 러브 블라썸

충북 영동의 율와이너리(대표 이진희)가 지난해 연말 발표한 신제품이다. 캠벨 얼리 품종으로 양조한 로제와인이다. 이 와인은 올 초 대한민국주류대상 한국와인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 한국와인대상에서 로제와인 부문 골드를 수상했다. 연속해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율와이너리의 ‘율 러브 블라썸’ 와인의 특징은 발효된 포도주를 3년간 숙성한다는 점이다. 율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여타 와인보다 1년 정도 더 숙성됐다. 따라서 완숙한 과일향을 더 느낄 수 있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와인 제조법은 레드와인과 동일하다. 다만 발효 3일 차에 껍질을 제거해서 로제와인 빛깔을 얻는다. 율 러브 블라썸의 향미적 특징은 멜론, 수박 등의 여름 과일 향과 딸기, 체리, 라즈베리와 같은 붉은색 베리류의 향을 같이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음용 추천 온도는 10℃이며, 치즈케이크와 같은 디저트 음식과 잘 어울린다. 

도란원 ‘샤토미소 영동‘
도란원 ‘샤토미소 영동‘

[골드] 샤토미소 영동

‘샤토미소 영동’은 충북 영동의 도란원(대표 안남락)에서 만든 술이다. 알코올 도수는 40%다. 2017년부터 생산했으니 벌써 8년 차에 들어간 1세대 브랜디라고 할 수 있다. 

안남락 대표는 이 술을 만들기 위해 작은 알람빅(40L) 증류기를 운영하고 있다. 알람빅 증류기를 사용한 까닭은 과일 브랜디의 특징을 잘 담아내기 위함이다. 샤토미소 영동의 주 재료는 캠벨 얼리다. 이 포도로 술덧을 만들어 알코올 도수 40~50%까지 받아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 기본 숙성은 4년 이상 되었다. 8년 전부터 숙성한 원주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안 대표는 실온에서 마시거나 살짝 서늘한 온도(16~20℃)에서의 음용을 권한다. 브랜디 잔에 30mL 정도 따라 손에 감싼 뒤 온도를 살짝 올리며 음용하면,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아니면 온더락 스타일로 알코올의 자극을 줄여가며 부드럽게 음용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페어링 음식은 다크 초콜릿이나 견과류, 치즈처럼 가벼운 안주 또는 곶감과 밤 등을 넣어 만든 우리 전통 한과와도 잘 어울린다고 안 대표는 말한다. 

제이엘 ’오미로제 투게더’
제이엘 ’오미로제 투게더’

[골드] 오미로제 투게더

포도 이외의 과실주 중 골드를 수상한 술은 오미자로 만든 ‘오미로제 투게더’다. 경북 문경의 제이엘(대표 이종기)에서 만든 술이다. 제이엘은 오미자 와인의 본가다. 국빈 만찬주 등으로 자주 사용한 스파클링 와인 ‘연’과 ‘결’로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하지만 스파클링 와인만 이름을 얻은 곳은 아니다. 이번에 상을 받은 ‘오미로제 투게더’는 가성비 와인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이름을 얻은 와인이다. 지난 2023년에는 국군복지단에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삼겹살과 최고의 페어링’을 지녔다고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이번에 받은 상의 의미는 엔트리 레벨 와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오미로제 투게더는 오미자를 착즙해서 6개월 정도 발효한 뒤 유럽산 오크통에서 6개월 이상 숙성한다. 맛은 세미 스위트여서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종기 대표는 10~15℃의 온도에서 삼겹살이나 족발, 프라이드 치킨 등 평소에 즐기는 음식과 함께 마실 것을 권한다.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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