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신용갭 30.1%로 사상 최고치 기록
국제결제은행,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 경고

중국의 신용갭(credit-to-GDP gap)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국발 금융위기 발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발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올 1분기 신용갭이 30.1%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은 이러한 신용갭의 가파른 상승을 근거로 중국의 신용버블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갭은 GDP대비 민간부채의 비율과 이 비율의 장기추세 간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로, 쉽게 말해 부채가 장기적인 예측추세를 얼마나 벗어났는지 알려주는 수치다. 통상 신용갭이 10%포인트를 상회할 경우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거 미국 주택시장 버블붕괴 직전에도 미국의 신용갭이 10%포인트를 상회한 바 있다.

이번 국제결제은행의 경고는 최근 들어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과는 달리 사뭇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 중국의 부채 비율은 매우 빠르다. 중국의 GDP대비 총부채 비율은 지난 2008년 말 147%에서 2016년 3월 말 255%까지 상승했는데, 이는 유로존(271%), 영국(266%), 일본(394%) 등 여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그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문제시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 정부가 국유은행들의 불합리한 채권관리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산업부문에 대한 투자 억제와 공급 개혁을 외친 후에도 정작 부실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원활한 파산정리가 뒷받침되지 않아 아직까지 정부지원을 통해 연명하는 좀비기업이 허다한 실정이다. 게다가 국유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면서 주택가격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탓에 중국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중은 올해 6월 말 현재 2%로 1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Fitch Ratings)의 베이징 책임자 출신인 찰렌추 애널리스트는 “엄격한 분류기준을 적용할 경우 실제 부실채권 비중은 최대 22%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2000년대 초와 같이 기업부채 버블이 붕괴하면 은행권에 대한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기업부채뿐 아니라 막대한 규모의 그림자금융도 중국의 신용버블 붕괴 위험을 높이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에서의 그림자금융은 신탁회사, 자산관리상품, 신용보증회사 등 은행권 밖에서 제공되는 비공식 신용공급 채널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GDP의 80%에 육박하는 54조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동향센터 관계자는 “중국이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의 통화완화 정책과 재정확대 정책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유인에 의한 구조조정 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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