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 9년새 5% 가까이 증가

경기회복 부진이 청년고용에 악영향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유럽연합(EU)의 청년실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청년고용이 글로벌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일자리 질도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EU의 청년실업률은 2007년 15.9%에서 지난해 20.3%로 상승했다. 반면 청년고용률은 같은 기간 37.2%에서 33.1%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EU가 실물경제 회복과 함께 2013년 이후 청년고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높은 실업률과 낮은 고용률을 나타내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EU는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EU의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에 종사하는 청년 비중은 2007년 23.3%에서 지난해 28.0%로 늘어났으며, 임시직에 종사하는 청년 비중도 2007년 41.4%에서 지난해 43.3%로 증가했다.

이처럼 청년층의 취직이 힘들어지면서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청년도 증가하고 있다. EU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8년 44.2%에서 지난해 41.5%로 줄었고, 장기실업자(1년 이상 실업상태에 있는 실업자) 비중도 2007년 26.6%에서 지난해 32.5%까지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독일과 스웨던은 청년고용이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으며, 스페인 및 그리스와 같은 남부 유럽국가는 열악했다.

지난해 스페인과 그리스의 청년고용률은 각각 17.9%, 13.0%를 기록했으며, 독일과 스웨덴은 각각 45.3%와 43.9%로 집계됐다. 청년실업률도 그리스와 스페인은 각각 49.98%와 48.3%로 50%에 육박한 반면, 독일과 스웨덴은 각각 7.2%와 20.4%로 기록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독일의 경우 청년 고용현황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EU 국가 중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 수준을 나타냈다”며 “스웨덴도 임시직의 상용직 전환율이 높고 청년층의 장기실업자 비중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스페인은 실업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청년고용 부진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EU 국가별 고용현황은 각국의 경기회복 차이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또한 노동시장구조, 노동시장정책, 교육시스템 등 제도적 요인도 원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별로 경기회복 차이가 나타나면서 청년고용도 국가별로 차별화되고 있다”며 “경기회복이 빠른 독일, 스웨덴의 청년고용률은 빠르게 회복된 반면, 경기회복이 더딘 스페인의 청년고용은 부진하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시장의 1차부문과 2차부문의 연계구조에 따라 EU의 청년층 고용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노동시장은 임금이 높고 고용안정성이 좋은 상용직 등 1차부문과 임금이 낮고 고용안정성이 열악한 임시직 등 2차 부문으로 구분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차, 2차 노동시장이 연계되지 않고 이동이 제약되면서 단절되는 이중구조가 심화하며 청년고용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스페인은 노동시장이 경직된 가운데 임시직 고용비중이 높고 임시직의 상용직 전환율도 낮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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