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인터뷰]
기우석 신한은행 SOL플랫폼부 부장

디지털 대전환 시대, 국내 은행 간 ‘슈퍼플랫폼(종합금융플랫폼)’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거래가 일상이 돼버린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디지털 서비스 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신규 고객 유치는커녕 기존 고객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은행들은 제각기 어떤 생존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 대한금융신문은 ‘슈퍼플랫폼’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두고, 관련해 여러 인물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릴레이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세 번째 주자로 혁신을 쫓아 신선한 관점에서 ‘뉴 쏠(New SOL)’을 꾸려나가는 기우석 신한은행 SOL플랫폼부 부장이 함께했다.

기우석 신한은행 SOL플랫폼부 부장
기우석 신한은행 SOL플랫폼부 부장

Q. 디지털 플랫폼 성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디지털 플랫폼 비전과 주력 분야는.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신한S뱅크, 써니뱅크 등 기존에 흩어져있던 6개의 모바일 앱을 통합한 쏠(SOL)을 출범하며 일찍이 슈퍼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몇 년간 선도적인 위치에서 쏠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기술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10월 한 층 더 진화한 ‘뉴 쏠(New SOL)’이 탄생했다.

과거 쏠의 목표가 대면에서만 가능하던 뱅킹 업무 영역을 비대면으로 확장하는 것이었다면, 현재 뉴 쏠의 핵심 추진 방향은 고객 관점에서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앱을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속도를 개선하고 고객에게 제공할 상품과 서비스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앱의 본질적인 구조부터 사용자 경험(UX)까지 고객의 시선으로 재설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뉴 쏠 기획초기 단계부터 고객자문단을 모집해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객이 직접 만드는 금융앱’이란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Q.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금융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뉴 쏠(New SOL)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고객 한 명, 한 명의 취향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춰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초개인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출범 초기 쏠의 홈 화면은 은행이 선보이고 싶은 서비스와 상품 위주로 구성하면 고객이 그대로 이용하는 수동적 구조였다.

그런데 개개인이 원하는 서비스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 뱅킹앱으로 운세까지 볼 수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운세라는 걸 아예 안 믿는 사람이라면 사실 필요 없는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 거다.

이에 지난해 10월 개편에선 쏠 진입과 동시에 원하는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홈 화면을 직접 구성하는 ‘DIY(Do It Yourself)’ 기능을 도입했다. 계좌 잔액 등 기본 정보를 보여주는 메인 구역 하단에 자신이 자주 찾는 서비스를 아이콘 형태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또 다양하게 준비한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쏠에선 현재 90여 개에 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이체, 환전 등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 외 부가적인 서비스까지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은 100만명 정도로, 전체 이용자 수가 1000만명이라는 걸 고려하면 아쉬운 수치다.

활용도가 높은 서비스가 존재함에도 고객이 이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였다. 많은 옵션을 쭉 늘어놓고 고객들이 필요한 걸 알아서 찾아 쓰도록 할 게 아니라, 맞춤형 서비스를 먼저 추천해주는 게 효율적일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

지난달부터 고객별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고리즘 기능을 추가로 탑재, ‘1000만 고객을 위한 1000만 가지 홈 화면’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쏠의 개인화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Q. 전사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플랫폼 사업에 내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어떤 방식의 협업체계를 구축했는지.

오픈API(공개 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 기반 그룹 공통 금융플랫폼 '신한플러스'를 통해 신한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의 금융서비스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신한플러스는 계열사 앱마다 탑재돼있어 신한과 거래하는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계열사 앱 어디서나 앱 이동 없이 같은 혜택과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룹사간 고객을 연결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계열사 간 핵심금융기능 및 융합서비스 확대 등 쏠 고객의 UX(사용자 경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신한플러스를 그룹 유니버셜 뱅킹 전략의 중심이 되는 채널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Q. 금융회사가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 ‘상생 금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플랫폼 인프라를 활용해 펼치고 있는 상생 금융 묘책은.

신한은행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한 사회적 책임과 역할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쏠에 탑재된 금융권 최초 음식주문 중개 플랫폼 ‘땡겨요’는 소비자, 가맹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득이 되는 프로토콜 경제 기반 상생 플랫폼을 지향한다.

가맹점에게는 낮은 중개 수수료와 빠른 정산 서비스, 소비자에게는 지역사랑상품권 결제와 이용금액의 1.5% 적립, 배달 라이더에게는 특화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 보이스피싱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방부터 대응까지 한 번에 해결 가능한 보이스피싱 예방 플랫폼 ‘지켜요’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1000원 미만 계좌 잔액을 사회 취약 계층에게 자동으로 기부하는 ‘동전기부 서비스’, 환경을 지키는 ‘공병 반납’ 서비스도 쏠에서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에게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고객과 사회, 은행 모두의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을 이루는 데 선도적으로 나아갈 방침이다.

Q. 뉴 쏠(New SOL)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기 위해 설정한 중장기 목표가 있다면.

뉴 쏠은 올 연말 ‘1000만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 지표달성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고객이 방문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사용과 거래가 함께 일어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뱅킹 시장은 소비자의 권익과 보호는 강화되는 반면, 은행 간은 물론 타 업권 간 경계도 빠르게 허물어지는 추세다.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서비스뿐만 아니라 예금이나 대출, 상품을 갈아타는 대환까지 하나의 금융플랫폼에서 모두 가능해졌다. 즉 편리하고 안전하며 내게 최적화된 정보와 서비스가 있는 금융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다.

뉴 쏠 역시 뱅킹서비스와 상품영역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맞춘 정보와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제공하는 온디맨드(On-Demand·수요 중심)형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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