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2.0·퇴직연금 일임 등
소액 투자자 이끌 RA 역량 재정비
2024년 5월 28일 16: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관리(WM) 서비스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입지를 다지려는 은행 간 로보어드바이저(RA) 고도화 경쟁이 치열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마이데이터 2.0’ 도입을 앞두고 은행들이 WM 서비스 재정비에 나섰다.
마이데이터 2.0의 핵심은 금융회사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고객의 마이데이터 가입과 가공·분석정보 조회 및 활용을 허용하는 거다.
현재 금융당국과 업계는 마이데이터 2.0에 대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오는 9월 서비스 가이드라인과 관련 법규 제정 등의 작업을 거쳐 즉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에서 마이데이터 2.0 도입으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WM 사업 확장이다.
프라이빗뱅커(PB) 등 전문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일반 점포 창구에서도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상품의 만기와 상품군별 비중, 여유자금 등을 한 번에 확인하고, 금융상품 선호도와 투자성향 분석이 가능해짐으로써 WM 서비스 문턱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WM 시장에 소액 투자자 유입이 많아질 것을 대비해 RA 고도화에 특히 주력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알고리즘, 빅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는 RA는 비교적 소액으로도 자산 운용이 가능한 데다 합리적인 수수료 구조를 갖추고 있어 대중적인 고객층 확보에 적합한 분야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RA 서비스를 ‘마이쏠’로 통합했다. 기존 RA 서비스 ‘쏠리치’에서 신규 포트폴리오 제공을 종료하고, AI 기능을 대폭 고도화해 마이쏠에 이식했다.
하나은행 역시 기존 RA 서비스 ‘하이로보’ 서비스를 올 상반기 중 전면 종료하고, 주요 기능을 지난해 4월 출시한 초개인화 WM 서비스 ‘아이웰스(AI Wealth)’로 이관해 통합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사 RA 서비스 ‘케이봇쌤’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연말부터 20억원 규모 AI 포트폴리오 구축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 이들 은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퇴직연금의 RA 투자 일임이 가능해짐에 따라 관련 서비스 오픈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도 한창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 RA 전문기업 파운트와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 업무협약을 맺었고, 신한은행은 지난달 쿼터백자산운용, 콴텍투자일임과 손을 잡았다.
KB국민은행은 현재 RA 제휴업체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 조건은 △투자자문업 또는 투자일임업을 인가·등록하고 △RA 테스트베드 사무국에 퇴직연금용 알고리즘 시스템 심사 중인 회사나 기관이며 최대 3개 회사와 협력할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2017년 형성된 은행권 RA 시장은 근래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여파에 성장세가 주춤했으나, 마이데이터 오프라인 서비스와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 확장 이슈로 새로운 블루오션이 생성, 다시금 고성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콤 산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 자료에 따르면 은행 RA 서비스 계약자 수는 지난 2018년 4월말 4만6534명에서 2023년 4월말 22만6330명까지 늘었다가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개인 고객 다수 이탈, 은행의 사업 축소 등으로 지난달말 15만7361명으로 급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