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엔 하나·다올 ‘부정적’
부동산 PF 질적 건전성 우려
PF 연체율 17%, 금융권 최고
신용등급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증권사다. 원인은 역시 부동산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SK증권의 파생결합사채(ELB, DLB)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강등했다. 후순위사채와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등급도 한 단계씩 내렸다.
한신평은 하락 배경에 대해 “중·후순위 브릿지론 등으로 인한 충당금 설정이 수익구조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올해 1분기 말 기준 요주의 이하 자산 2411억원 중 부동산금융 관련 금액이 212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부동산금융 건전성 저하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일부 신평사들은 지난 4월 PF 관련 익스포져가 높은 하나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의 신용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부동산 PF의 질적 리스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약 8조7000억원으로 은행 등 타 금융업권에 비해 그 규모가 적다. 하지만 중·후순위 대출의 비중이 높아 리스크는 큰 편에 속한다.
같은 기간 금융감독원이 밝힌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도 17.57%로 전 금융권 평균(3.6%)은 물론 저축은행권(11.26%)보다도 높다.
금감원은 12일 올해 1분기 국내증권사 영업실적을 발표하며 “수탁 및 투자은행(IB)에서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는 등 영업 부문 전반에 걸쳐 실적이 개선됐다”면서도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PF 구조조정 본격화 등 불확실성도 상존해 향후 증권사 수익성이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도 “타 금융업종 대비 부동산 PF 시장 악화에 따른 추가적인 실적 훼손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오는 7월 당국의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2~3분기 중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자본 건전성을 개선하고 지난해부터 적지 않은 충당금을 쌓아두는 등 PF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양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부동산 PF 현황, 충당금 적립 등 상황이 달라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자본 규모가 큰 증권사의 경우 상당한 액수의 충당금을 적립해 둔만큼 충분한 리스크관리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