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187억, 전년 比 202%↑
지점 수 8개 불과, 온라인으로 승부
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이 리테일(WM·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상반기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2억원) 대비 202.1% 성장한 수치다.
성장 배경에 대해 메리츠증권은 “랩(Wrap)과 대출잔고 증가에 따른 금융상품수익, 담보대출 이자수익 등이 증가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리테일 부문의 성장세가 전체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리진 못했다. 메리츠증권의 당기순이익에서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5% 안팎으로 미미했기 때문이다.
리테일은 메리츠증권의 약점으로 뽑힌다. 리테일 오프라인 역량 중 하나인 국내 지점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8개로 비슷한 자기자본 규모를 가진 신한투자증권(64개)과 하나증권(49개)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단기간에 지점 수를 늘리긴 쉽지 않을뿐더러, 기존 증권사도 지점 수를 줄여 나가며 온라인 리테일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메리츠증권 역시 온라인을 통한 리테일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14일 있던 메리츠금융지주 컨퍼런스 콜에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투자자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보다 편리하게 상품을 매매할 수 있도록 트레이딩 플랫폼을 강화하고, 장외채권을 매매할 수 있는 새 플랫폼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곧바로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 개편을 단행했다. 거래 신청 화면을 통합해 각종 서비스를 일괄 신청할 수 있도록 했고, ‘목표환율 환전 신청’을 신규 도입해 투자자가 원하는 환율에 자동환전이 가능해졌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가진 강점은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 투자 트레이딩이다”라면서도 “추후 해외 투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수익구조에서 리테일 부문의 중요도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해외로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WM과 같은 리테일 역량 강화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하반기 금리인하 전망이 나오는 등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기회 삼아 증권사들이 투자자 유치에 더욱 많은 공을 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