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299억→23년 2342억
증권사 중 증감률 최고 기록
업계 평균보다 높은 ROE에
부동산 PF 우려 수그러들며
연기금 매수 이끈 걸로 풀이
2024년 8월 14일 13:2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이 메리츠증권의 채권을 직전 연도 대비 대거 쓸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민연금의 작년 말 기준 발행기관별 국내 채권 투자현황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채권의 투자액은 2342억원이었다. 해당 액수는 지난 2022년 말 기준 299억원에 비해 683.3% 급증한 기록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해마다 발행기관별 채권 투자 현황을 공개한다. 단 국민연금 기금운용지침에 따라 전년도 말의 투자 현황을 6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매년 8월 중 공시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특정 종목의 투자액 증가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전체적인 투자 방향과 관련이 돼 있고 향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메리츠증권의 평판 향상이 국민연금의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경쟁사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메리츠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려도 과거에 비해 수그러든 만큼 국민연금에서 (메리츠 채권을) 좋게 쳐주는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의 ROE는 꾸준히 업계 평균을 웃돌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021년에서 2023년 사이 메리츠의 ROE는 각각 14.3%, 14.6%, 7.5%로 같은 기간 업계 평균 ROE인 12.4%, 5.6%, 6.9%보다 높았다.
윤소정·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3년 간 메리츠증권의 이익창출력이 매우 좋았다”며 “우수한 영업력에 이익률이 높은 투자은행(IB) 부문 수익 비중이 높아 업계 평균 대비 높은 ROE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연구원은 “국내 PF 익스포저 규모의 경우 양적 부담은 높지만 변제순위를 고려했을 때 질적 위험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외 상업용 부동산(CRE) 우려로 자산 건전성 관리 부담이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반면 국민연금은 삼성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의 채권 투자액을 줄였다.
삼성증권의 채권 투자액은 지난 2022년 말 8653억원에서 작년 말 5896억원으로 31.9% 감소했다. NH투자·교보·한화투자증권 등의 투자액도 직전 연도보다 각각 31.6%, 26.8%, 2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국민연금 관계자는 “채권 투자의 경우 국민연금이 추종하는 벤치마크(채권 지수)의 각 종목 편입 비중에 따라 투자액이 달라진다”며 “각 종목 투자액에는 자산운용사에서 위탁 투자를 한 액수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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