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토스 상대 부정행위금지 가처분 제기
자사 아이디어 따라해 vs 독자적으로 개발
토스증권 “가처분으로 얻는 게 뭐냐” 직격

토스증권 WTS의 베타 서비스 당시 홈 화면. 오른쪽 상단 ‘≫’ 버튼으로 투자 현황을 확인하도록 했다. 현재 ‘내 투자’ 버튼으로 바뀌었다. (사진=토스증권)
토스증권 WTS의 베타 서비스 당시 홈 화면. 오른쪽 상단 ‘≫’ 버튼으로 투자 현황을 확인하도록 했다. 현재 ‘내 투자’ 버튼으로 바뀌었다. (사진=토스증권)

2024년 8월 21일 16:16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과 토스증권이 웹트레이딩시스템(WTS) 표절 논란을 둘러싼 법정 공방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KB증권은 토스증권이 자사 WTS를 베낀 일부분을 뒤늦게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토스증권은 KB증권이 지적한 부분을 고친 상태다.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제60민사부 심리로 열린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심문에서 KB증권 법률대리인(법무법인 지평)은 “홈 화면을 비롯해 뉴스·증시 상세 화면이라든지 접이식 (방향표)를 클릭하면 화면을 접었다 폈다 하는 기능 등을 저희가 다 담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을 (토스증권이) 너무나도 유사하게 따라했다”며 “저희가 지적했던 접이식 부분은 (토스증권이) 다 변경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토스증권은 지난 5월부터 사전 신청을 받아 WTS 베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때 토스증권 WTS는 홈 화면 오른쪽에 ‘≫’ 방향표 버튼을 배치했다. 이 기호를 누르면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기능은 작년 11월 출시된 KB증권 WTS인 ‘M-able 와이드’에도 탑재된 것이다. 지금도 KB증권은 방향표 버튼과 보유 주식 확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토스증권은 방향표 버튼을 없애는 대신 ‘내 투자’ 버튼을 만든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토스증권 관계자는 “법정에서의 얘기라서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같은 자리에서 토스증권 법률대리인(법무법인 태평양)은 “WTS를 개발해 보자는 내용이 2021년 7월에 검토되기 시작했다”며 “작년 1월에 정기 이사회를 통해서 WTS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했다.

토스증권 측은 “독자적인 계획을 가지고 KB증권의 WTS가 서비스되기 이전에 개발을 진행해 왔다”며 “KB증권에서 상당한 성과라고 주장하는 UI(User interface)는 업계에서 흔히 제공되는 UI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WTS는) 저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가처분 신청에서는 고도의 소명이 필요한데 (KB증권의) 소명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KB증권 측을 겨냥해 “가처분 신청으로 어떤 걸 얻고자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가처분 신청의 목적이 청구 취지에 따른 목적을 얻기 위한 것인지, 업계에서 이런 부분을 홍보하고자 함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추후 양측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할 소명 자료가 보완된 다음 오는 10월 중순에 사건 종결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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