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시장변동성 급증에 기준가서
20% 벗어나면 ‘체결거부’ 규정했지만
국내사, 현지 사정 등으로 일방적 통보

미국 대체거래소인 블루오션이 국내 증권사에 보낸 고지문.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 거래를 마감했다고 블루오션 측은 밝혔다.
미국 대체거래소인 블루오션이 국내 증권사에 보낸 고지문.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 거래를 마감했다고 블루오션 측은 밝혔다.

2024년 8월 7일 15:38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부 증권사가 미국 주식의 주간 거래 중단을 전산 장애로 안내했다.

그러나 거래 중단은 기준가를 크게 벗어난 주문을 거부하는 미 대체거래소 규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은 지난 5일 국내 증권사들에게 “매매 중개 장치를 종료한다(shut-down the matching engine)”고 고지했다.

다음날 블루오션은 국내 증권사에 보낸 2차 고지문에서 “시장 변동성이 극심한 탓에(due to extreme market volatility) 거래를 마감했다”며 “기술 검토를 진행 중이고 가능한 한 빨리 사후 보고서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일부는 거래 중단과 관련해 다른 이유를 거론했다. 지난 5일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은 블루오션의 전산 장애로 주간 거래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한국투자·NH투자·신한투자·키움·메리츠증권 등은 거래 중단 이유가 ‘현지 거래소 사정’이라고 간략하게 알렸다. 대신증권은 블루오션이 거래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고만 전했다.

삼성증권과 하나증권 등 2개사만 ‘극심한 변동성’이라는 블루오션 측 입장을 그대로 투자자들에게 전달했다.

블루오션이 내세운 ‘변동성에 따른 중단’은 사전에 고지된 내용이다. 블루오션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규정에 따르면, 블루오션 측은 각 종목마다 기준 가격의 ±20%에서만 중개를 진행한다. 기준가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후 7시 30분에 마지막으로 거래된 가격이다.

블루오션은 기준가에서 20% 이상 떨어진 가격에서 주문이 체결되더라도 이를 거부한다고 명시한다. 최근 경우처럼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인한 후폭풍을 미연에 예방하려는 장치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현상은 전산상의 이슈가 아니다”라며 “단순히 시스템이 다운됐다고 해서 거래 시장을 안 열진 않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가 하면 증권사에 집단 소송을 걸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사실 관계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 중단으로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은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며 “증권사 측에서도 블루오션에 법적인 해결책을 요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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