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Q 영업익 전기比 69%↓
배경엔 ‘실손 가정’ 역기저효과
결산시점 ‘무해지 가정’ 적용시
이익·건전성 추가 하락 예상
“엑시트 타이밍 길어질 듯”

2025년 1월 9일 10:42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뀐 이후 롯데손해보험의 기업가치 극대화를 주도한 건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다. 보장성보험 판매는 신 회계제도(IFRS17) 하에서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여 결과적으로 손익을 키운다.

문제는 제도변환 초기인 만큼 계리가정에 따른 변동성도 컸다. CSM 중심 경영의 반작용이다. 결산 시점을 끝으로 신 회계를 둘러싼 대부분의 변동성이 해소될 예정이면서 롯데손보의 기업가치가 고점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롯데손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9.4%(2371억원) 급감했다. 보험영업이익(보험손익)이 같은 기간 3412억원 감소한 게 주 원인이다.

보험손익이 크게 줄어든 건 손실부담계약관련비용 때문이다. 지난 2023년 3분기에는 금융당국의 실손의료보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반영 효과로 4104억원의 손실부담계약관련비용이 환입됐다. 당시 가이드라인보다 보수적으로 적용됐던 실손보험 계리가정으로 이득을 본 것이다.

즉 지난해 발생한 영업이익 급감은 계리가정 변동의 역기저효과다. 오히려 보험손익의 근간이 되는 CSM상각익은 지난해 3분기 17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0.5%(403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이전해와 달리 CSM 상각익이 영업이익보다 높은 상태가 됐다. 주력사업인 장기 보장성보험서 비롯되는 이익을 다른 곳에서 깎아먹고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원리금 보증형 퇴직연금 역마진서 비롯되는 투자영업손실이다.

작년 3분기를 기점으로 실손 계리가정 적용 전후 실적이 드러나면서 실질 이익체력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 금융당국은 무·저해지환급형 보험상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결산 실적까지 반영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이 지정한 원칙모형(로그-리니어 모델) 사용시 롯데손보의 CSM 잔액은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계량영향평가 초기 롯데손보의 원칙모형과 비원칙모형 사용에 따른 최선추정부채(BEL) 차이는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손실계약으로 손익에 즉시 반영되고, 대다수는 CSM 잔액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CSM 상각익도 함께 줄어들면서 보험손익에 타격을 준다. 롯데손보가 금융당국이 제시한 원칙모형 사용을 주저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역시 악화할 전망이다. CSM은 킥스비율 산출의 분자인 가용자본 내 조정준비금 형태로 포함된다. 결국 CSM이 줄면 킥스비율도 내려간다. 현재 롯데손보의 가용자본 대비 조정준비금 비중은 58.0%로 대다수 손보사와 마찬가지로 CSM 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큰 편이다. 

이미 지난해 3분기 경과조치 전 기준 킥스비율은 159.8%로 금감원의 권고 기준(150%)을 간신히 넘고 있다. 경과조치 전 기준은 128.7%다. 원칙모형 선택에 따라 연말 킥스비율이 권고기준을 크게 하회할 경우 경영실태평가(RAAS)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 2년차까지는 보험사 실적이 계리가정에 따라 요동치는 분위기”라며 “결과론적이지만 대주주인 사모펀드 입장에선 지난해 엑시트에 성공했어야 했다. 신한. 우리 등 금융지주와 줄다리기 끝에 매각 타이밍을 놓친 상태”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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