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 변경했으나 UI 친절함 때문에
거래 위험성 희석된다는 비판 나와
토스 “퀴즈 도입 등 설명 더 강화”
2025년 09월 30일 11:28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외상구매 표현으로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았던 토스증권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용어는 고쳤지만, 지나치게 간편한 화면 구성으로 미수거래에 대한 투자자의 경각심이 낮아진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올해 1월 주식 매수 화면에 있던 외상구매 기능을 미수거래로 변경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외상 표현이 투자 위험을 가볍게 만든다며 시정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당시 토스증권은 ‘미수’라는 금융 용어가 어렵다는 투자자 의견을 반영해 ‘외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곧바로 빚투(빚내 투자) 위험을 은폐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주식을 살 때 자기 돈의 일부(30~40%)만 내고 나머지는 증권사가 대신 결제하는 방식이다. 단기간 높은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효과가 있지만, 2 영업일 내 빌린 돈을 상환하지 못하면 반대매매(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에 직면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용어를 변경한 이후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난 26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는 토스증권 미수거래 화면을 캡처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왜 이렇게 무서운 기능을 간단히 만들어놨냐”고 비판했고, 다수 이용자가 공감했다.
‘접근성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토스증권은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투자 문턱을 낮췄지만, 이번에는 그 편리함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투자자의 눈길은 안내 문구에 쏠렸다. 미수거래 버튼을 누르면 ‘외상으로 더 구매할까요?’라는 문구가 뜬다. 설명도 단순화됐다. 지난해에는 ‘일부만 현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외상으로 구매할 수 있어요. 결제일(D+2)까지 갚으면 돼요'라는 안내와 ‘자세히 알아보기’ 버튼이 있었으나, 지금은 ‘빌린 돈은 2일 뒤 결제일까지 갚으면 돼요’라는 문구와 간단한 이미지로 교체됐다.
한 투자자는 “너무 보기 편하고 컬러도 차분해서 이걸 잘못 썼다간 큰일 난다는 게 하나도 안느껴진다”며 “미수거래는 다른 증권사들도 사용하는 개념이지만 기능 설명이 이 정도로 친절하지 않아 좀 더 신중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토스는 너무 편리해 경각심을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를 포함해 대부분이 미수거래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외상’이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안내하지 않는다. 반면 토스증권은 설명서와 홈페이지 안내에서 여전히 ‘외상구매’라는 용어를 병기하고 있다.
토스증권은 투자자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미수거래 시작 전 단계에서 개념과 주의사항을 상세히 안내하고, 단순 확인이 아니라 퀴즈 4문항을 통해 위험성을 인지하도록 하고 있다”며 “홈페이지에서도 소비자 불이익 사항 등을 상세히 정리해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현재 버전의 미수거래 신청 화면은 이미지를 통해 구체적인 예시를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미수거래에 대한 설명과 개념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토스증권은 지난 6월 미수거래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미사용 사유 10초 설문을 진행해, 관련 거래를 유도한다는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서비스 개선 과정에서 고객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대한금융신문 김세연 기자 seyeon723@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