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證 330개 ‘최다’
NH투자>키움>KB>삼성순
당국 “투자자보호 검토중”
2025년 2월 26일 16:37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높은 변동성으로 투자자를 유혹하는 해외 고배율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이 주요 증권사마다 수백개씩 중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고위험에 노출된 투자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전무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26일 대한금융신문이 미래에셋·NH투자·키움·삼성·KB증권 등 금융투자상품 위탁 수수료 상위 5개 증권사의 해외 고배율 레버리지 ETP 중개 현황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미래에셋증권이 330개의 상품을 중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개사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이어 △NH투자증권 176개 △키움증권 159개 △KB증권 57개 △삼성증권 50개 순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 3일부터 3배를 초과하는, 즉 4배 이상의 해외 레버리지 ETP에 대한 신규 매수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본지 2025년 2월 24일 보도, 미래에셋증권 ‘특단의 조치’…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제동>
미래에셋증권이 4배 이상의 해외 레버리지 ETP 매수를 제한하더라도, 5개 증권사 중 해외 고배율 레버리지 ETP를 가장 많이 중개하는 증권사임에는 변함이 없다. 미래에셋이 중개하는 3배 해외 레버리지 ETP는 295개로 NH투자증권의 전체 중개 종목 개수를 뛰어넘는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 중 해외 고배율 레버리지 ETP의 신규 매수 제한을 검토 중인 회사는 삼성증권뿐이다. NH투자·키움·KB증권 측은 모두 별다른 검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관련 규제가 증권사 자율에 맡겨져 있는 만큼 해외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는 여전히 규제의 사각지대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각 증권사는 자사 플랫폼에서 레버리지 투자 유인 장치를 마련해 놓은 실정이다.
일례로 키움증권의 경우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 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검색창에 ‘가격 급등/급락’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시세가 빠르게 오르는 종목만 골라 나열한 것이다.
KB증권의 경우 자사 웹트레이딩시스템(WTS) ‘M-able 와이드’ 메인 화면을 통해 해외 고배율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 상위 종목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인지한 금융당국은 해외 레버리지 ETP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일 계획이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5년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임권순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국내 파생상품을 거래할 땐 기본 예탁금 입금·사전 교육·모의 거래 같은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적용되지만 해외 파생상품엔 이런 장치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파생상품을 거래하면서 매년 수천억원씩 손실을 입고 있다”며 “국내·해외 상품 간 규제 차이의 해소 차원에서라도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적용되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설명회에서 제시된 해외 파생상품 규제에는 고배율 레버리지 ETP도 포함된다고 임 국장은 밝혔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