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관심 멀어진 사이
17개 점포 계약해지 강행
노조 “사실상 청산 선언”
2025년 5월 14일 16:13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가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홈플 정상화를 촉구하는 직원들이 들끓고 있다.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는 당초 입장과 달리 기습적인 임대차 계약 해지가 전개된 것이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에 대한 청문회 개최는 대선 정국 때문에 기약 없이 미뤄진 형국이다.
14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전날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 관리인인 김광일 MBK파트너스·홈플 부회장 명의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 해지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조치는 홈플러스가 맺은 여러 점포의 임대차 계약 중 회사에 부담이 크거나 불리한 계약을 법원 허락을 통해 파기하는 시도다. 법원은 같은 날 홈플러스의 계약 해지 신청을 허가했다.
<관련기사: 본지 2025년 5월 13일 보도, [단독] MBK ‘홈플 구조조정’ 현실되나…법원에 임대차 해지 신청>
홈플러스 측은 법원 허가를 받아 임차료 조정 협상이 깨진 17개 임차 점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홈플러스 사태 당시 경영진이 말한 입장과 상반된 상황이다. 지난 3월 14일 김광일 부회장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주도적으로 효율화하거나 구조조정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채권자·채무자·법원이 협의해서 미래의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 자리에서 “회생(신청)이 되는 순간에 회사가 이전과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라며 “이제는 채권자 협의회·법원의 절차에 속하기 때문에 구조조정에 대한 진행 계획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지난 3월 4일 법원에 제출한 회생절차개시명령신청서에 명시한 대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임대차) 계약해지권을 발동했다.
이와 관련해 최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엊그제 홈플러스로부터 점포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전날 오후 늦게 공식 공문이 내려왔다”고 전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홈플러스지부는 “사실상의 구조조정과 청산 수순임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며 “MBK파트너스의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본격적으로 실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홈플러스지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딴 도서관 명칭을 변경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 회장은 2027년 완공 예정인 서울 서대문구 시립도서관 건립에 3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는 임대차 계약이 해지된 점포 직원들을 인근 점포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새로운 근무지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사측의) 실질적 고용보장 방안은 없다”며 “노동자와 입접업체의 동의 없는 점포 조정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