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는 그들만의 세상”
감독 사각지대 해소하기 위해
연 5회 이상 검사 확대 방침

2025년 5월 28일 16:2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이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사전에 계획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회생절차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는 MBK·홈플 주장에 다시 반박한 것이다. 그는 MBK와 같은 사모펀드(PEF) 검사를 확대해 감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도 밝혔다.


홈플러스 사태 계기로 PEF 감독 강화


함 부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MBK는 그렇게(사전 계획이 없었다) 생각할 수밖에 없고 저희는 저희가 조사한 게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 인지와 사전 회생계획에 대한 유의미한 자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조사한 것은 다 검찰로 갔다고 보면 된다”며 “검찰의 권한과 시간 내에서 검찰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지금 예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홈플러스는 입장문을 내고 “당사와 주주사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하지 못했으며 회생절차 또한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지난 3월 홈플러스 사태 직후부터 이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또 “신영증권은 당사의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2월 28일 이후에도 계속 ABSTB(유동화증권)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없었는지도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함 부원장은 당장 신영증권에 대한 불완전판매 조사에 착수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함 부원장은 “본질적으로는 MBK와 홈플 문제에 집중하고 있고 그동안의 (조사) 자원의 할당이 그렇게 된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나 ABSTB 투자자가 안 중요해서 조사를 안 한다기보다는 먼저 상위(MBK·홈플)의 문제들이 결정되면 (불완전판매 의혹은) 자동으로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법당국의 형사 제재와 별개로 MBK파트너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행정제재를 별도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PEF에 대한 감독·검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함 부원장은 “PEF는 검사 또는 감독의 사각지대, 그들만의 세상”이었다며 “그래서 사회적으로 각종 문제가 야기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금감원은 PEF의 투자 규모·법규 준수·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사 범위와 수준을 차등화하는 한편, 연 5회 이상으로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CEO 레터 4통 발송…“구체적 개선방안 제시”


함 부원장은 증권사의 불건전 영업관행과 사익추구 행위에 대해 앞으로도 엄정히 검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원이 (불건전 행위를) 사후적으로 쫓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도 이 부분은 계속 검사·제재할 수밖에 없고 CEO 레터를 총 4건 보냈다”고 했다.

CEO 레터란 올해부터 함 부원장이 각 증권·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에게 내부통제 문제점·개선 사항을 전달하는 편지다. 이는 금융당국이 보내는 지도 공문이 상대적으로 묻힌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스크 이슈와 관련한 편지를 보내는 것에서 착안됐다.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함용일 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이삭 기자)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함용일 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이삭 기자)

CEO 레터는 이메일은 물론 편지지로도 전송된다. 함 부원장이 보낸 CEO 레터는 총 4통이며 1호는 부동산 대체투자, 2호는 부동산 신탁, 3호는 책무구조도에 관한 내용이었다. 전산장애 이슈를 다룬 4호 레터는 이날 발송됐다.

함 부원장은 “그냥 ‘조심하세요 유의하세요’ 이런 추상적 문구가 아니라 이러이러한 것이 구체적으로 잘못됐으니 이렇게 고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말하는 게 핵심”이라며 “미 SEC가 홈페이지에 CEO 레터를 올리듯이 저희도 금감원 홈페이지에 CEO 레터가 축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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