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8월부터 신규 불가
대신·미래·신한도 가입 중단
직접 투자 선호 심리 뚜렷
밑바탕엔 못마땅한 수익률

2024년 7월 9일 17:19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가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에 가입자의 이탈이 꾸준한 상황이다.

각 증권사는 가입자 유입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대신 신규 가입 중단으로 사업을 정리하는 모양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다음달 9일부터 일임형 ISA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 해당 서비스는 고위험 펀드랩·고위험 적립펀드랩·중위험 펀드랩·중위험 적립펀드랩 등 총 4종으로 삼성증권의 일임형 ISA 포트폴리오 전체에 해당한다.

증권가의 일임형 ISA 신규 중단은 지난해부터 줄곧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신규 가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신한투자증권도 중단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는 건 일임형 가입자수의 감소세 탓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만명에 육박하던 일임형 가입자수는 지난 2019년 3만명을 밑돌게 됐다.

지난 2022년엔 가입자수가 1만명 밑으로 떨어졌고 올해 5월 말 기준 가입자수는 7000여명 수준인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운용역 인건비 등 판관비를 고려해야 하는 증권사로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장에선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흐름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자기가 직접 투자하려는 니즈가 강해 일임형을 안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도 “ISA의 경우 대다수의 고객들이 중개형(투자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운용)으로 이용하다 보니 일임형 수요가 많지 않다”고 했다.

이런 직접 투자 선호의 밑바탕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일본·대만 등 사상 최고치를 달리는 해외 시장 수익률에 미뤄 볼 때 일임형 ISA의 수익률이 떨어져서다.

작년 5월 말부터 올해 5월 말까지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인 나스닥지수는 42% 급등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3%가량 상승했으며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도 34% 가까이 올랐다.

반면 금투협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증권업계의 일임형 ISA 수익률은 평균 11% 정도다. 전체 96개 포트폴리오 중 20%의 수익률을 초과하는 건 3개에 불과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전문가에게 맡기기보다는 스스로 해외 투자에 나서자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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