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책임성 강화 위해
기업 분석한 의견서 고지
미래·하나에 이어 세번째
의견서 올린 증권사 모두
올해 손익계산서 누락해

2024년 7월 22일 16:18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미래에셋·하나증권에 이어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실사 내역을 공개했다.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 주관사의 책임성을 강화한 움직임이자 사후 논란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루미르의 시장성 의견서를 투자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 중이다. 루미르는 항공기·우주선 부품 제조 기업으로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삼아 기술특례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해당 의견서는 루미르에 대한 실적 전망은 물론 시장 경쟁 상황·매출액 추정 근거 등이 130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담겨 있다. 의견서엔 기재 내용이 허위일 경우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대표이사의 직인도 첨부돼 있다.

대표이사와 함께 의견서에 서명한 손세훈 연구원은 “기업공개(IPO) 부서에서 실사 후 의견서를 작성하면 애널리스트로서 이를 검토하고 사인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의 이번 의견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에 뒤이은 세 번째 공시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은 기술특례 기업인 뱅크웨어글로벌의 주관사로서 업계 최초로 시장성 의견서를 올렸다.

또 다른 기술특례 기업인 케이쓰리아이의 경우 주관사인 하나증권에서 시장성 의견서를 공개했다.

각 증권사의 의견서 공개는 한층 강화된 기술특례 관련 규율에 따른 것이다. 작년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이 불거지는 등 투자자 항의가 빗발치자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기술특례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이에 거래소는 주관사로 하여금 상장예비심사가 승인된 기업의 시장성 의견서를 고지하도록 했다. 주관사의 책임성 부여 장치를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다만 의견서에 기재된 내용은 금융감독당국에 의해 정정이 거듭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뱅크웨어글로벌 의견서에 지난 2020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의 매출 내역을 기재했다. 미래에셋은 이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에 반영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올해 상반기까지의 영업손익을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하나증권도 케이쓰리아이 의견서에 지난 2020년에서 작년 상반기 사이의 매출 내역만 실었고 이를 증권신고서에 게재했다. 마찬가지로 금감원은 올 상반기까지 재무실적도 넣으라고 요청했다.

<관련기사: 본지 2024년 7월 5일 보도, 삼성·한투, 허술한 증권신고서에 ‘수정 또 수정’>

NH투자증권 역시 루미르 의견서에 지난 2021년부터 작년까지 3개년 손익계산서만 기재한 상황이다. 이 내용이 그대로 증권신고서에 실린다면 금감원 지시로 보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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